우왕좌왕

雪山

moonbeam 2010. 12. 31. 12:54

 

오래 전에 산행 약속을 했는데

마침 눈이 내려 눈덕에 눈복이 넘치고... 

 사방을 휘둘러 보아도 오직 하얀 눈....

 큰 바위 위에 얹혀진 성벽 위로 또 눈이 덮어지고...

 앞이 보이지 않는 자욱함 속에서 안개눈도 맞아 보고....

저 산아래에선 부옇게 검은 구름만 보이겠지.

 미끄럽고 조심스러운 길이지만 가야만 할 길...

 눈에 덮여...길도 잊고, 나무도 잊고, 산도 잊고...

나 자신도 잊어버리고....

 가볍게 나풀거리는 눈의 힘에 나무도 뚜욱 부러진다는데....

그래도 휘어 구부러져 늘어져도 꼿꼿함을 잃지 않으려는듯....

아! 그 힘겨운 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