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제비꽃들...
세월호 참사 이후 근 한 달 동안 그냥 근근이 살았다.
물론 그동안 나의 일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하든지 머릿속을 꽉 막고 있는 것이 있었다.
처음엔 놀라움과 슬픔이
절망, 좌절과 탄식으로
그리곤 고통과 분노로 치달아
내 마음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니었고
마누라님이 아무리 맛있게 음식을 해서 먹어도 무슨 맛인지도 몰랐다.
이러다가 내가 우울증이 걸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탈출하고 싶었다...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실실 웃음을 흘리고 다니며 정신 나간 놈처럼 보여도
콱 잠긴 상태에서 헤엄쳐 나가고 싶었다.
몇날 며칠을 몸부림 쳐서
이제서야 겨우 평온을 가장하게 되었다...
이나마 다행일까...
조금씩 나아지겠지.
이젠 다시 즐거운 나의 일상으로 돌아 가련다...
물론 깊숙히 자리잡은 그 앙금들이야 없어지지 않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척 실실 쪼개며....
비록 앞에 닥친 현실이 결코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할지라도
내가 세상을 선택할 수 없고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그냥 그대로 웃으며 살아 가리라...
그러나 나 혼자만의 기쁨일지라도 철저히 누리며 살아 가리라..
다른 이들의 것은 개무시하면서
여지껏 철저히 무시당했으니 나도 철저히 무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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