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며 살기(펌)

'식탁의 점령자' 몬산토를 아십니까

moonbeam 2014. 5. 27. 10:08

토요일인 24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S타워 앞에서 'March Against MONSANTO!'(몬산토에 반대하는 행진)가 벌어졌다. 광화문 S타워는 우리나라 최대의 종자회사인 몬산토 코리아 본사가 위치한 곳. 대표적인 유전자조작식품(GMO) 기업인 몬산토에 항의하고 GMO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벌인 이날 행진은 전 세계 52개국 400군데 이상의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되었으며, 한국에서는 'GMO Free Korea'와 'GMO반대 생명운동연대' 두 단체가 주도하여 먹을거리의 안전을 염려하는 시민과 활동가 등 50여명이 참가했다.


'March Against MONSANTO!' 행진은 유전자조작식품의 위험성을 깨달은 미국인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타미 먼로 씨가 처음 시작한 것으로, 지난해 5월과 10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먼로는 자신의 두 딸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행진을 기획하고 SNS를 통해 전 세계에 동참을 호소했고, 이에 공감한 전 세계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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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람들은 GMO가 무엇인지, 몬산토가 어떤 회사인지 거의 알지 못하고 있어요. 몬산토는 자기네가 만든 '라운드업(Round-up)'이라는 제초제를 독점적으로 팔기 위해 라운드업 저항성 옥수수와 콩을 만들어서 미국 전역에 퍼뜨렸고, 그 결과 생물종 다양성이 심각하게 파괴되었습니다.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라는 이 유전자조작 콩은 제초제를 뿌리면 주변 풀들이 모두 누렇게 말라 죽는데도 혼자만 싱싱하게 자라는 아주 신기한 콩이죠. 오직 이윤을 위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나아가 그것을 먹는 사람의 건강까지 위협하는데 어떻게 그들이 양심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나요?"


이번 집회를 기획한 'GMO Free Korea'의 고종혁 씨는 몬산토가 다국적 종자 기업으로 전세계 GMO 특허의 90%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작물 종자 사용권의 67%를 소유한 몬산토는 사실상 지구 전체의 식량 생산을 조종하는 장본인이다. 그동안 많은 논쟁을 일으켰던 DDT, 사카린, PCB(폴리염화비닐), 아스파탐, rBGH(소성장호르몬) 등을 개발한 것이 바로 이들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된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다이옥신이 주성분)를 개발했던 화학회사 몬산토는 이제는 세계 최대의 종자 회사로 얼굴을 바꿔 GMO(유전자 조작 작물) 확산에 힘쓰고 있다.


그럼 이 몬산토가 대체 한국과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과거 국내 1위의 종자회사였던 흥농종묘와 4위였던 중앙종묘는 IMF를 겪으며 외국계 기업에 흡수·합병되었는데, 이 기업을 사들인 것이 바로 몬산토 코리아다. 이후 몬산토 코리아는 국내 최대의 종자회사로 군림해왔고, 지난 2012년 동부팜한농이 이들로부터 일부 종자의 국내 판매권을 사들였지만 가장 수익이 높은 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시금치 등 알짜배기 70여 품목은 여전히 몬산토 소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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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종자도 문제지만 미국에서 수입된 농산물은 더 큰 위협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90%, 콩의 97% 이상이 GMO이고, 우리가 먹는 수입 농산물은 대부분 이곳에서 들여온다. 한국인이 먹는 거의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액상 과당 등 첨가물이 바로 이 옥수수로 만들어지고, 마트에서 파는 된장, 간장, 고추장, 두부가 바로 이 콩을 원료로 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과 먹을거리를 좌지우지하는 장본인이 바로 몬산토인 셈이다.


"GMO의 위험성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1998년 8월에 영국 로웨트 연구소(Rowett Institute)의 아파드 푸스타이(Arpad Pusztai) 박사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쥐에게 유전자조작 감자를 먹이자 거의 모든 장기의 중량이 감소하고, 90일간 먹은 쥐는 간 기능과 면역 기능이 저하되었다는 보고가 있어요. 이후 푸스타이 박사는 직장에서 쫓겨나고 많은 괴롭힘을 당했죠. 2012년에는 GMO 콩을 먹인 쥐에게서 불임과 암 등이 관찰되었다는 파리 캉 대학 세랄리니 박사의 연구 발표도 있었고요."


현재 전세계 GMO는 거의 대부분 미국에서 생산된다고 고 씨는 설명했다. 몬산토, 신젠타, 바이엘, 듀폰 등이 주요 GMO 생산기업인데 그중 몬산토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은 모든 가공식품의 80% 이상이 GMO라고 보면 되는데, 우리도 최소한 그 절반 이상에 이른다. 제대로 표시하지 않고 있어서 모를 뿐이다.


미국은 GMO 생산 기업들의 집요한 로비 덕분에 GMO 표시제 자체가 없는 형편이고, 한국은 그나마 GMO 표기법이 있지만 성분 함량이 5% 미만인 경우 표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때문에 이들 단체들은 'GMO 완전표시제'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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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진에 참가한 미국인 소냐 니콜라스 씨는 "미국은 GMO 국가이다. 어렸을 때 제가 자란 고향에는 자폐 등 정신질환은 물론 암으로 고생하는 어린아이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GMO라는 독극물을 20년 동안 먹고 있었던 것"이라고 역설하며 한국도 그 위험성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윤용현 씨는 "저는 어릴 적부터 유난히 옥수수를 좋아해서 일산 옆 백마에 사시던 할머니가 늘 옥수수를 쪄 주시곤 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내가 좋아하는 나초 칩도 모두 수입 옥수수로 만들고 심지어 대학 찰옥수수도 외국 종자를 가져다 쓰니까 정말 불안하다"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안전하게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엄격하고 철저한 유전자조작식품(GMO) 정책을 통해 GMO 유출이나 미승인 GMO 수입 사태 방지 대책을 세울 것 △원재료 사용함량 순위 등에 관계없이 GMO 완전표시제를 강화하여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줄 것 △엄격한 이력추적제도를 시행하여 식품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었는지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해줄 것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먹거리 수입을 막고, 안전한 국내산 먹거리를 생산해 식량주권을 실현할 정책을 세울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소비자 권리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행진은 미국 전역 47개주의 거의 모든 도시들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프랑스, 이태리, 스웨덴, 영국, 독일, 덴마크 등 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 가나,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호주와 뉴질랜드, 한국, 인도, 이스라엘, 필리핀, 대만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동시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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