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사람 냄새

moonbeam 2014. 7. 1. 13:01
어느 사람의 메일 주소를 보니 ‘자기성씨jangro@포털사이트’다.
뼛속까지 장로임에 틀림이 없으며 깊은 신앙심에 경건한 생활이 그대로 느껴진다.
물론 장로라 함이 당연히 가문의 영광이며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내세울만한 것이겠지만

어딘지 좀 씁쓸하다. 

생각의 차이겠지...

물론 그를 비난할 생각은 없고 다만 나의 생각을 표현할 뿐이다.

목사가 목사임이, 스님이 스님임이, 사제가 사제임이, 선생이 선생임이 겉으로 드러나기보다는
인간적인 향내가 먼저 풍기기를 나는 바란다.
처음 만났을 때엔 장로인 줄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장로더라.....
참 괜찮구먼..아마 그가 다니는 교회도 그 주위의 사람들도 그사람 때문에 참 좋을 거야..
선생인 줄 몰랐는데 알고 보니까 선생이더라..그 학교나 학생들은 참 행복할 거야...
겉으로 드러나는 엄숙함이나 위엄보다는
마주 대하는 사람에게 따스한 인간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높은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보며 천지를 다스리는 하나님보다는...
뼈를 깎는 수련과 인내를 강요하는 부처님보다는...
교회법을 들먹이며 교회 조직의 위계 질서와
교회 내에서 복장과 언행과 예의와 계율을 강조하는 이른바 목사나 장로보다는...
내 곁에서 보듬어 안아주고 나와 함께 웃어주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 뿐이다..

겉모습만 아니라 뼛속까지 신분이 느껴지게 하는 것도 대단한 공력이지만
오히려 그 권위와 경건함이 신도들을 누르고 찌를까 두려울 때도 가끔은 있다..

 

억지로 꾸며 자기의 신앙심을 드러내는 것이 하수이고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신심이 나타나는 것도 대단한 고수이지만

그것을 넘어서 그 오묘함을 감추는 것도 한 단계 높은 고수의 내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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