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개나리의 용기

moonbeam 2014. 11. 28. 08:54

 

때늦은? 때이른?

때아닌 개나리가 피었다.

시뻘건 누리의 횡포에

새파랗게 질려 제 살 길만 찾기에 혈안이 된 놈들도 있지만

추워서 곧 떨어질 줄을 알면서도 꽃을 피웠다.

안타깝다? 아니다 애처롭지도 않다.

오히려 무모하다 싶은 그 깨어 있음에 찬사를 보낸다.

송죽만 독야청청한 것이 아니다.

국화만 오상고절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이름도 하찮은 개나리...다 너의 것이다.

추위와 어둠에 몸을 움츠려 죽어 살기보다

죽을 줄 알면서도 꽃을 피운 너의 용기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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