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종류가 다양하며, 그에 따른 특성도 각양각색이다. 바닷물에서 염화나트륨만 분리해 만든 게 정제염(精製鹽)이고, 바닷물을 그대로 증발시켜 얻는 소금을 천일염(天日鹽)이라고 부른다. 천일염을 대나무 안에 넣어 고온에 구운 죽염(竹鹽), 정제염에 조미료를 섞은 가공염도 있다. 이 많은 소금 중 어떤 것을 골라 먹으면 좋을까?
↑ [헬스조선]수저에 담긴 여러 종류 소금/사진=헬스조선 DB
◇천일염, 정제염보다 미네랄 풍부
소금은 크게 정제염과 천일염으로 나뉜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로 분해해 염화나트륨만 얻어낸 것이다. 염화나트륨이 99.8%를 차지하기 때문에 매우 짜다. 반면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농도가 80% 정도고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의 미네랄 성분이 많다. 오래 발효시켜야 하는 장아찌 등을 만들거나 김치를 담그려면 정제염보다 천일염을 쓰는 게 좋다.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 한귀정 박사는 "천일염 속 미네랄은 음식을 무르지 않고 단단하게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정량을 정확히 맞춰 소금을 넣어야 하는 가공식품을 만들 때는 정제염을 쓰는 게 효과적이다. 정제염은 천일염보다 입자가 작고 균일하기 때문이다.
몸에 더 이로운 것은 천일염이다. 천일염에 들어 있는 미네랄은 염화나트륨이 몸 밖으로 원활하게 배출되도록 돕는다. 맛이 덜 짜기 때문에 정제염보다 더 많은 양을 쓰게 될 수는 있지만, 미네랄이 많아 잘 배출되는 보완작용이 이뤄진다. 정제염에 마른 새우나 멸치를 함께 갈아 넣으면 미네랄을 보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천일염은 별다른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아, 불순물이 많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가 국내 5개 지역(전남·충남·전북·경기·인천)에서 생산된 202개의 천일염을 분석한 결과, 중금속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아주 미미해 인체에 안전한 수준이었다. 환경호르몬 역시 아예 없거나 무시할 만한 수준이었다는 연구가 있다.(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2012)
◇건강 효과는 죽염, 맛은 가공염
나머지 소금들은 정제염이나 천일염을 특정한 방식으로 굽거나, 정제하거나, 이 둘에 새로운 첨가물을 넣어 만들어진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죽염, 꽃소금, 가공염이다. 죽염에는 항산화 성분이 많다. 항산화 성분은 몸의 노화를 더디게 하고, 암·염증질환을 완화한다.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 함경식 교수는 "죽염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의 흐름을 좋게한다는 사실도 최근 밝혀졌다"며 "건강 효과가 가장 뛰어난 소금"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네랄 함유량은 천일염에 비해 적다.
천일염에 있는 미량의 불순물을 거르고 싶다면 '꽃소금'을 택하자. 꽃소금은 천일염을 물에 녹여 불순물을 거른 후 다시 가열해 만든 것이다. 소금에 감칠맛을 더하고 싶다면 '맛소금'을 쓰면 된다. 맛소금은 정제염에 조미료를 10% 정도 섞은 것이다.
◇천일염, 외국산 고집할 필요 없어
국내 천일염의 미네랄 함유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가 질 좋은 소금을 생산한다고 알려진 세계 60여개 바다에서 난 천일염의 구성 성분을 비교한 결과, 국내 천일염의 미네랄(마그네슘·칼슘·칼륨) 함유량이 1만2143㎎으로 가장 많았다. 고가(高價)로 소문난 프랑스 게랑드 지방 소금은 미네랄 함유량이 7166㎎으로 국내보다 적었다. 함 교수는 "외국 소금은 오래된 염전 운영 기간 등을 내세워 브랜드를 고급화시켜 가격이 비싼 것"이라며 "가격 대비 건강 효과를 고려했을 때 굳이 외국산 소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천일염의 미네랄 함유량이 유독 높은 이유에 대해, 함 교수는 "미네랄은 소금 결정이 굳을 때 그 사이에 끼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결정이 생긴 뒤 한참 후 소금을 거두면 미네랄이 빠져 나간다"며 "1년에 1~2회 소금을 거두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하루 1~2회 소금을 거둬 미네랄이 빠져나가기 전 수확을 하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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