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달팽이

moonbeam 2015. 7. 14. 10:55

비가 그친 후 창릉천길을 걸을 땐 조심해야 한다.

많은 달팽이들이 집을 등에 지고 산책을 나오기 때문이다.

대부분 길을 가로질러 움직이고

포장한 바닥색과 비슷해서 주의를 기울여도 자칫 잘못하면 밟게 된다.

땅을 보고 눈에 잔뜩 힘을 주고 마치 살얼음판을 밟듯 조심스럽게 간다.

무심코 가다가 느낌이 이상하면 밟은 것이다.

아주 작은 느낌......뭔가 아주 작고 여린 것이 밟혀지는 느낌...

소름이 돋는다...

 

생명은 세상의 어느 가치보다도 소중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실수로, 또는 의도적으로 생명을 유린할 수는 없다.

내가 살기 위해, 내 가족 내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은 치사한 자기변명일 뿐이고

애써 무관심한 외면은 비겁한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좀 더 조심하자.

동물이든 식물이든 내 이웃이든 내경쟁자든

경시하거나 무시하지 말자.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죄악은 절대적으로 생명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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