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비젼도 없고 국가와 개인을 위한 확실한 교육정책도 없고 그저 무사안일 보여주기의 교육부인 줄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참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개인적으로 너무 웃기고 부끄러워서 친한 이들끼리 이야기 하며 오히려 잘 됐다고 웃어 넘겼지만 무언가 좀 아쉬워 한마디 적고 넘어 가야겠다.ㅎㅎㅎ
정말 지금도 후회하고 부끄럽게 생각하며 고백하는 것은 내가 훈장을 받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작년에 포상 담당 선생님이 정년을 앞둔 나에게 훈장서훈을 추천하겠다고 했다. 나는 이 정부에서 주는 훈장을 받고 싶지 않아서 완곡히 거절을 했다.
그랬더니 내가 거부를 하면 담당부서 선생님들이 경위서를 작성하는 등 일이 복잡해지고 당연히 나 같은 사람이 받아야 마땅하다고 힘주어 말하는 바람에 실랑이하기 귀찮기도 하고 후배 교사들을 곤란하게 만들지 말자 싶어서 서훈상신을 동의했다....
지난 2월 말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훈장수여식에 참석하라는 전갈을 받았지만 받는 것도 싫은데 뭐 그런 자리까지 가냐고 거절했다.
그런데...서울시교육청에서 교육부로 훈장 추천을 올렸더니 취소가 되었다 한다.
이유는 국정역사교과서 반대 등 시국선언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ㅎㅎㅎ
교사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것을 가르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굽은 것은 굽다하고 바른 것은 바르다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본분이 아닐까. 교사는 이정표이며 안내판이다. 절대 그릇되게 알려주면 안된다. 교직에 있으면서 뭐 그리 잘 한 것은 없지만 가장 기본적인 옳고 그름은 애들에게 전달했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줬다고는 자부한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한 것이 무슨 잘못인가.ㅎㅎㅎ
국개의원 하나하나가 입법기관이고 판검사 하나하나가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한다면 교사도 하나하나가 교육기관이며 법과 양심에 따라 가르칠 권리가 있다. 그런 거 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며 학생과 교사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교육부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훈장을 못 받아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이 정부가 주는 훈장은 애초에 받기도 싫었다.
교육부만 아니라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이 정부의 모든 부서들에 대해 다시금 참담함을 금치 못할 뿐이다. 언제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참 암담하다.
세월호는 올라 온다는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