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눈물 젖은 빵을 먹는 기분을 아는가.
마누라님이 무슨 가루를 사오라고 시켜서
마트에 가서 죽 진열한 것 중에 아무거나 하나 뽑아 왔더니
왜 튀김가루를 가져 왔냐고 한다.
슬리퍼 직직 끌고 다시 가서 부침가루로 바꿔 왔더니
이번엔 왜 작은 걸 가져 왔냐고 야단을 친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래도 눈탱이 밤탱이 안 된 게 다행이다...ㅜㅜ
마누라님이 한참을 지지고 볶고 하더니 요렇게 생긴 전병을 저녁으로 내놓네...
좌우지간 속에 들어간 것들이 다양하니 맛은 있어...
괴기와 버섯, 각종 야채와 무순에 맛살까지 온갖것 다 넣었네
눈치 보며 먹으면 소화가 안 된다는데...
조금씩 먹다 보니 긴장이 풀려 실실 웃으며 큰소리를...
'어~~~거 참 맛있네~~~맛있어~~~'
이 음식이 나오는데 어떤 상황이었는지도 모르시는 어머님께서
마치 잘 아신다는듯 내 말에 대꾸를 '아이고 참 맛있네' 하신다.
모르든 알든 어머니는 항상 내편이다.ㅎㅎㅎ나는 그냥 웃지요~~~
눈탱이 밤탱이 될뻔했는데 음식을 나누면서 별 탈 없이 그냥 넘어간다.
주님의 은혜로 주일 저녁이 Happy Ending이다
아...배 부르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