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무료 생수

moonbeam 2024. 2. 5. 16:12

두어 달 전 처음 봤을 떄는 좋기는 좋았는데 과연 얼마나 갈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런데 우려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 짧은 생각, 괜한 기우였나?
오히려 더 발전한 상황이 나를 놀라게 한다.
돌을 모아 쌓고 파인 곳엔 모래를 덮어 주변 정리도 깔끔하게 해놓았다.
약간 뒤에 또 다른 것이 있어 가까이 가서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ㅎㅎㅎ
‘발 딱는 물!’
요즘 맨발 걷기를 많이 하니까 발을 씻을 물과 의자도 준비.
가만 생각해보니 매일 물을 가져다 놓는 것도 경제적이나 물리적이나 여러모로 쉽지 않을 텐데...
화수분인가? 참 궁금하다. 도대체 누가?
써놓은 글씨체를 보면 나이가 지긋한 분인데...
대상을 정하지 않고 불특정 대중에게 아무도 모르게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그런 정신, 작은 마음이 사회에 많이 퍼져야 한다.
그런데...
요즘 사회 분위기는 무조건 돈에 집중한다. 돈, 자본, 경제...
누구랄 것 없이 목표가 돈이다.
돈은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한 수단이지 돈 자체가 목표가 되면 안 되는데..
그래도 옛날에는 직업을 택할 때 그것을 통해 내가 무엇을 이룰 수 있고, 사회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나를 생각했다.
요즘은 직업은 돈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참 안타깝다.
그렇게 만든 책임은 그런 삶의 모습을 보여준 어른들, 특히 정치나 사회의 지도자들이 져야 한다.
잘못한 어른이 된 입장에서 그들을 비판할 수도 없다.
이제서야 잘못을 지적하며 가르치려 한다면 오히려 손가락질받고,
되치는 독설에 마음만 상할 것이니 심약한 어른은 그러지도 못하고...
진퇴양난이고 오리무중이다...
우리 세대야 이제 다 지나갔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매일 생수를 가져다 놓는 노인의 마음이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길 멍하니 바라고만 있다.
날이 춥다. 발 딱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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