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생수 화수분 (2024.01.08)

moonbeam 2024. 2. 5. 16:45

경의선 철길 따라 걸을 때면 항상 통일을 그린다.
산책길은 변함이 없는데 통일의 희망은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때는 이 길을 걸으며 북쪽까지, 신의주까지 걸어갈 꿈에 벅찼는데...
가끔 이 길로 걷는데...남모르는 손길로 생수를 제공하는 손길도 여전하다.
어라? 변화가 있네. 좀 더 발전한 모습.ㅎㅎㅎ
맨발걷기 후 ‘발딱는’물은 날이 추우니 치우고...성탄 즈음에는 크리스마스트리도 있었고
이제는 새해 인사가 반짝인다. 글씨도 젊은 글씨체로 바뀌었네...
저절로 웃음이 지어지며 기분도 좋고 춥다는 날도 따숩게 느껴지네ㅎㅎㅎ
게다가 날이 추워 물이 어니까 보냉박스?에 생수를 채워 넣었네.
하긴 알라스카 이글루에도 냉장고가 필요하니...
아주 작지만 상황에 따라 배려하는 센스가 돋보인다.
걷다가 우연히 생수 한 병을 얻게 된 이들은 잔잔한 미소와 함께 작은 다짐을 할 것 같다.
누군가 다른 이들에게 ‘내가 무엇을 해줄까’하는 생각을 반드시 품을 것 같다.
요즘 같은 철저한 물질숭배 개인주의 사회에서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통일의 꿈을 무참히 짓밟은 놈들에게서는 똥내가 나지만 보이지 않는 손길에는 훈훈함을 느끼며 감사를 드린다.
정치가나 종교지도자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선한 영향력.
보이지 않는 이의 손길에게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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