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후투티

moonbeam 2025. 1. 9. 16:17

 

 

날이 추워서인지 호수공원에 사람들이 별로 없다.
무심코 걷다가 어라? 요놈이 지금 왜 여기에? 아이구 깜짝이야...
후투티. 여름 철새인데 이 추운 날ㅎㅎㅎ
몇 년 전 눈밭에서 떠나지 않던 놈을 봤는데 텃새가 되었나?
진객을 만났으니 무슨 좋은 일이 생기려나?
사진을 찍고 가까이 다가가서 동영상을 찍어도 나를 무시하고 제 할 일만 하네.
가끔 날갯짓을 하며 이쁜 모습도 보여주고...
이놈이 카메라를 받을 줄 알어,,,ㅎㅎㅎ
계속 돌다가 앞에 마주친 얼굴. 추워서 얼굴을 꽁꽁 싸맸으니 낯은 익은데 기억이 안나네...
갑자기 ’원도 형님?‘ ’아...박선생이구나‘ 다행스럽게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
마지막 학교에서 만난 친구...일산에 사는 친구들은 가끔 마주치는데...
이 친구는 여기 살지 않는데...왜 여기서 산책을?
좌우지간 반가움에 산책길 중간에 멈춰서 이런저런 이야기...
아내가 아파서 치료차 왔다가 치료받는 중에 혼자 나와서 호수공원을 산책한다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서로 덕담을 나누고 헤어져 오다가 가만 생각하니
이게 아닌데...생각이 들어 다시 돌아오라고 전화를 했다.
원래 호수공원 한바퀴 돌고 정발산 찍고 집으로 가는 게 내 루틴인데...
내 일상이 무슨 의미가 있나...
공원을 나와 근처 커피점으로...
젊은 나이에 난소암에 걸려 완치가 되었는데 자꾸 다른 곳에서 재발...
요즘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소연을 한다. 아이구...참 할 말이 없네.
내가 2017년 2월에 정년을 했으니 벌써 2025년 백수 9년차...
옛날 같이 근무했던 친구들 이야기, 요즘 학교 상황들...
짧은 시간이지만 참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네.
사람이 사람을 기억하고 잊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 만나 이야기꽃을 피운다는 거 참 고마운 일이다.
길을 오가다 우연히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ㅎㅎㅎ
우연히 만난 올해 첫 인물...
참 즐겁고 재밌고 한편으론 마음이 아린 오늘 걷기...

2023.01.26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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