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예수님 당신은

moonbeam 2008. 10. 29. 09:48

 

예수님 당신은 참 바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당신을 따르던 수많은 군중의 힘을 이용해
허약한 빌라도 정권을 순식간에 뒤엎을 수도 있었을 터인데
오히려 죽음과 고통의 십자가를 지다니 말입니다.

예수님 당신은 참 바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친구를 사귈려면 돈많고, 가문 좋고, 잘 생긴
당대의 사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유력자들을 사귈 것이지
어찌하여 당신의 친구는 늘 하층민이었으며
고작해야 정상적인 직업은 세리 정도였고
심지어는 창녀와 문둥이들과 더 가깝게 지내셨습니까?

예수님 당신은 참 바보이십니다.
제자를 고르시되 어찌 변변한 학력이나 가문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무지랭이들로만 두셨습니까?
좀 번듯한 놈들을 골라 제대로 교육시켜서 내보냈으면
사마리아와 땅 끝 까지 이미 주님의 세상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아아~~~
예수님은 정말 바보라는 생각을 합니다.
눈앞의 승리는 과감히 취해야 하고,
남을 누르고 내가 올라 서고,
남들이 몰라주면 알 수 있도록 자기 홍보를 해야하고,
결국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 다른 모든 것 위에 군림해야만
나의 이 삶이 더 편하고 멋지게 된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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