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마굿간 교회

moonbeam 2009. 1. 29. 22:21

내가 생각하는 마굿간 교회는

Jesus Christ가 영광의 하늘 보좌를 버리고 가장 낮고 천한 말구유에 내려 오셨듯

지극히 스스로를 작게 여기는 겸손한 교회이다.

 

으리으리한 건물에 구름처럼 모여드는 세계 최대의 신도를 자랑하는 교회는 물론 아니다.

자기 교회 교인들끼리 똘똘 뭉쳐서 사랑하고 화목하고

나날이 발전하고는 그저 주님의 뜻을 이룬 양 흡족해 하는 그런 교회의 모습도 아니다.

내가 낸 헌금으로 더러운 세속과는 떨어져서는 아름다운 건물 속에 있는 사람들끼리만

서로 섬기고, 도와주고, 안아주고, 봉사하는 그런 교회는 더욱 아니다.

다른 교회 앞에다 큰 버스를 대놓고는 사람들을 실어 날라다가는

길잃은 양 한 마리를 구했다고 눈물을 흘리는 그런 교회도 아니다.

 

마굿간은 말과 또 먹이통인 말구유 밖에는 없는 곳이다.

도저히 사람이 들어가 잘 수 없는 곳...그곳이 바로 마굿간이다.

교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정상적인사람이 도저히 갈 수 없는 곳.

가장 버림받고 천하고 나약하고 병든 사람들이 그나마 가서 쉴 수 있는 곳이 교회여야 한다.

그런 이들이 오기는 힘드니까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을 찾아 가야 한다.

나를 위해, 아니 우리 무리만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 밖을 위해, 믿지않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교회여야 한다.

항상 나와 우리가 아니라 밖으로 밖으로 열려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정말 우리가 돌봐야 할 이들은 우리 안에 있는 양, 아니 길 잃은 한 마리 양이 아니라 

저 바깥 세상에서 굶주리고, 고통받고 절망하는 염소들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돌봐야 할 이들은 교회 안에 있는 성도들이 아니라 교회의 문턱을 넘어오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밖으로, 밖으로 향하여 시선을 둔 채 생각하고 손을 내미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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