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김수환 추기경

moonbeam 2009. 2. 19. 22:25

 

그는 힘이요, 권세요, 진리였다.

그의 말은 권위가 있었고, 바로 교회의 법이었다.

그러나 높은 자리에 앉아 낮은 곳을 내려다보는 권위가 아니라

오로지 부정함에 맞설 때에만 힘 자체였다.

 

추기경이라는 교회의 높은 지위에 파묻혀서

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사랑하려 했다면

그는 이처럼 존경과 흠모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은 권위가 힘으로부터 나와서

남을 지배하는 카리스마의 일종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진정한 권위란 가장 낮은 자를 높일 수 있는 사랑이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도 비굴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낮고 불쌍한 자들을 감싸주는 것이 진정한 권위임이 분명하다.

그는 그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사람이었다.

 

그는 바로 사랑이다.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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