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까페 교회

moonbeam 2009. 8. 18. 22:18

옹벽에 핀 풀ⓒ월광사진20090814 

 얼마 전, 70년 대부터 알고 지낸 노목사님으로부터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이원도 아직 살아 있는 거 맞지? 하시며

매주일마다 서울에 올라오신다는 것이다.

남쪽지방에 계셔서 뵌지도 한참 되었는데 너무 반가워서 무슨 일이세요 묻자

교회를 하나 세웠다는 것이다.

웃으며 한번 가보겠다고 하자

시간을 맞춰 와야되는데 아마 안맞을걸...하신다.

 

사정을 들어보니..

외국에서 공부하고 목회하다가 돌아온 목사님과

현재 신학대학에서 교수로 있는 분과 또 몇 분이 

교회를 만들었는데....

 

주일마다 신촌의 까페 한 구석을 빌려서 예배드리고는

점심을 모두 같이 먹고는 그냥 헤어진다는 것이다..

옛날 신학교 다니실 때부터 평범하시지는 않았지만

참 재미있는 일을 또 하나 엮어가는구나하고 느꼈다.

 

이유인 즉...

현대 교회가 안고 있는 공간비용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오든 매주 그곳을 찾는 사람들과 예배드리고는

저마다 제 갈 길을 간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현대 한국교회가 지향하는 성장주의, 팽창주의....

확실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같이 이끌어 가시는 몇 분의 목사님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며 내가 존경하던 분들인데...

모르긴 해도 한국에서 가장 큰 교회를 맡을 역량을 가지신 분들인데...

그런 건 다 버리고....

 

학교를 빌려 예배를 드리는 교회도 있다고 들었다.

까페교회는 그보다 한층 더 발전된 것일까...

 

전통적으로 교회라는 공간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

또 이렇게 변형된 형태로 드리는 예배,

어느 것이 옳은가를 따지고 싶진 않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좀 더 반성해야만 하고

성도라 불리는 교인들이 좀더 사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판 또 하나의 디아스포라를 본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상쾌하다...

 

그런데 주일날 시간을 낼 수 없어 한번도 가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보고싶은 얼굴을 뵙지 못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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