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공생

moonbeam 2010. 5. 25. 20:30

 덕천서원 앞 세심정 옆 덕천강 가에 큰 느티나무?가 서있는데

신기하게도 그 줄기에 가녀린 풀꽃이 곁들여 살고 있다.

큰 나무는 여린 풀꽃에게 양분을 주고 잘 보듬어 보호하고 있나보다.

자연은 애써 가르치지 않아도 서로 도우며 더불어 잘 살고 있는데,

왜 우리 인간은.....

  

공생의 기본은 나눔과 배려다.

나누지 않으면 같이 살 수가 없다.

자연과 자연,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들이

스스로 먼저 나누고 배려할 때에 공생 관계가 이루어 진다.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작은 것부터 나누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정신없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가 내것만 주장하고 있다.

내아이, 내가족, 내꿈, 내취미 심지어 내물건까지도

남의 손길이 닿는 것을 거부한다.

손길이 닿기 전에 내가 먼저 놓아두면 훨씬 더 편할텐데....

남의 틈입을 무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는 해맑은 눈빛은 없을까..

 

어렸을 때부터 나누고 함께 사는 연습을 시키는 부모는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설사 가르친다 해도 그것은 아주 어릴 때 뿐이다.

놀이방을 가거나, 핵교엘 가도 내것부터 챙기는 걸 가르친다.

핵교엘 다니고부턴 그야말로 생존경쟁이다.

같이 즐기고 함께 나누는 수업은 유치하게도 유치원에나 있을 뿐이다.

남보다 더 앞서야만, 더 높아야만, 더 많이 가져야만 좋다는 것을

스스로 체득하게 된다.

 

신이 우리에게 준 것은 저마다의 의지로 다양하게 아름다운 삶을 살라는 것일텐데

왜 우리는 직선으로 곧게 벋은 길을 똑같이 앞만 보고 가야만 하나?

 

가끔은 휘어 구부러진 길도 가보고, 좁은 골목길도 가보자.

앞이 보이지 않는 길도 가다가 되돌아와 보기도 하자.

앞이 훤히 트인 죽 벋은 길에선 앞사람 뒤통수만 보이지만

좁은 골목길이나 휘어돌아 나가는 길에선

눈 코 입이 보이고 얼굴이 보일 것이다.

그것도 아주 환하게 웃는 얼굴이 분명히 보일 것이다.

그러면 손도 잡아 보고, 만져도 보고 서로의 온기를 느껴볼 일이다.

서로 부둥켜 안고 반가움의 눈물도 흘리며 더 크게 웃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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