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변화 또는 변신

moonbeam 2012. 4. 22. 19:34

베란다에 쟈스민이 피었다.

요놈은 보라색으로 피었다가 점점 변해서 지기 전에는 하얗게 된다.

향기도 은은하고 해서 매년 봄에 거실 문을 여닫아 보는 것...이놈이 준 봄의 선물 이다.

 

학교에서 생활한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다...

참 오랜 세월이다..

벌써 그만 둬야 했을 것을 너무 오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세상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더구나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이야...

그저 보는 것만 해도 어질어질 하고 숨마저 가쁜데...

한 곳에 너무 오래 있다는 생각과 함께

너무 변화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든다.

세상이 변하고 애들도 무지하게 빨리 변하는데

나만 덩그러니 서 있는 것이 아닐까...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은 커녕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두꺼운 겉껍데기만 쓰고 있지나 않은가...

30년 묵은 접장의 생활과 생각이야 안보고 안들어도 뻔한 것이 아닐까...

지독히 자기 고집을 버리지 않으면서,

변화를 바라지 않는 인물들이 바로 우리 오래된 나같은 접장들이 아닐까...

 

겉모습도 바꾸고 속에 있는 생각도 고리타분한 데서 벗어나고 싶다.

변덕이 아닌 진정한 변화를 하고 싶다...

이미 다 빠진 머리털이니 이참에 백구로 한번 밀어볼까...

그러나 무언가 변화를 하려 해도 걸리는 게 너무 많다..

겉모습도 이렇게 변하기 어려운데 속, 정신이야 오죽할까...

변하고 싶으면서도 변한 그 다음이 두려워 변하지 못하고 있는 나...

아...진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