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이말산 --- 동네 산에 신고하기

moonbeam 2014. 3. 6. 10:19

 

이사를 하면 반드시 그 동네를 한바퀴 돌아봐야 되는 것처럼

새로 부임한 학교 주변을 돌아봄은 당연한 일이라

점심을 빨리 먹고 학교 뒷산을 오른다.

학교를 나가 오른쪽 작은 공원길은 바로 산으로 이어진다.

바람은 불지만 양지바른 곳엔 땅이 녹아 질척거린다.

신발이 온통 흙으로 뭉쳐 무겁다.

꾀를 내어 돌판으로 만들어 놓은 수로로 내려가 걷는다.

편안하게 걷다보니 등산로와 마주치네...

위로 오르는 길을 따라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멀리 백운대가 보이고...오른쪽 가까이 다가서는 것은 의상봉이렸다...

나뭇가지에 가렸지만 산의 모습이 보이는데

나뭇잎이 피어나고 숲이 우거지면 보이지 않을 성싶어 휴대폰을 꺼내 찍는다.

그러고보니 작년엔 북한산에 한 번도 오르질 못했네..

(잠시 북한산을 무례하게 대했던 것에 반성하고...)

 

바람은 여전히 쌩하니 불지만 겨울의 칼날은 이미 무뎌져 차갑지는 않다.

등산로도 잘 정비를 해서 약간 오르고 나면 운동기구도 있고

오르는 곳곳에 쉴의자도 잘 갖춰져 있다. 

아무도 없는 산길을 얼마만에 걸어보나...

참 기분이 좋다..

요즘 산은 그야말로 산이 아니라 돗대기 시장 아니면

등산복 패션쇼 하는 장소인데...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정상 팻말이 나온다..

너무 짧음에 실망...

사실 오르기 전에는 이 산의 이름도 몰랐다.

뭐 이리 낮은 것에 이름이 있겠나....싶었는데...

아무리 낮아도 이름이 있다는 것을...

하늘은 풀조차도 이름없는 것을 내지 않는다 한 말을 잠시 잊었나...

정상에서 구파발 전철역으로 내려가다 만난 앙증맞은 의자...

누구의 작품인지 모르지만 제법 솜씨가 있어 보인다..

전철역까지 35분 정도?

너무 짧은 거 아닌가?

전철역 돌아 평지길로 학교까지 50분이면 뒤집어 쓴다...

약간 짧아 마음에는 차지 않지만 알아보면 더 긴 코스도 있겠지..

 

어쨌든 새로 근무하게 된 동네에 신고를 해서 기분이 좋다...

201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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