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진도 - 그곳에 가고싶다 (10년 전 기사에 이름만 나옴.ㅎㅎㅎ)

moonbeam 2015. 3. 9. 18:14







섬에 가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섬에 가고 싶다’라고 주문을 거는 것일까. 섬에 가면 잃어버린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섬은 오늘의 현실을 한번 떠나보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장소다. 조선일보 주말매거진은 독자들 호평 속에 연재되고 있는 ‘한국의 산’과 함께 ‘한국의 섬’ 시리즈를 오늘부터 연재한다. 첫회는 국내에서 세 번째 큰 섬으로 악천후라도 육교를 건너 갈 수 있는 전남 진도 편이다. 이곳에서 보석 같은 명소들을 찾아가보자.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접어드는 환절기. 고교 교사 이원도(50·경기도 고양시)씨 가족 3명은 진도를 찾았다. “한국화가 허유의 혼이 깃들어 있다는 운림산방을 가보고 싶었다”는 게 이곳을 방문한 이유. 이씨는 “배롱나무의 화사한 꽃이 다 떨어진 계절이라 아쉽긴 하지만 바로 곁에 소치기념관과 진도역사관이 있어 교육용으로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진도읍에 사는 현지 주민 허유정(27·학원강사)씨는 “남종화의 성지로 불리는 운림산방이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것은 인공연못이며 그 연못 한가운데 작은 섬에 심어진 배롱나무 등 정원 조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라며, “계절별로 빛깔과 모양을 달리해가며 멋진 풍광을 연출해내 틈나는 대로 찾아와 사진을 찍어둔다”고 자랑했다. 운림산방은 그저 가만히 거닐기만 해도 동양화의 맑은 정신이 머릿속에 솔솔 박히는 문화유적지인 동시에 결혼을 앞둔 진도 처녀총각들의 기념사진 촬영 장소로도 자주 애용된다.

운림산방뿐 아니라 진도는 섬 전체가 볼거리요, 역사 유적의 보고다. 특히 철새들이 한반도로 모여드는 요즘의 진도 나들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진도군 북쪽 군내호에서 백조를 비롯한 겨울철새들의 군무를 만나는 일이다. 호반휴게소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새들의 휴식을 담고 있던 심해경(목포시 용당동)씨는 “이곳은 철새들의 낙원”이라며 “철새들을 본 후 해가 지기 전에 지산면 서쪽 해안가 세방마을로 가서 보는 낙조도 일품”이라고 했다.





▲ 주말을 맞아 가족여행객들이 운림산방 연못가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진도가 고향인 예비 신혼부부들은 이곳에서 평생 간직할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운림산방 옆 소치기념관은 1대 허유, 2대 허영, 3대 허건 등이 남긴 동양화를 전시한 예술공간이다.

진도 나들이는 진도대교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와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를 잇는 현수교가 진도대교이다. 바다의 폭은 고작 295m로 한달음에 건너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다리 아래로는 남해 바닷물이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 이 좁은 해협이 바로 울돌목이며 한자로는 명량이라고 불린다. 물살이 얼마나 거센지는 진도대교에 바짝 붙어 있는 녹진휴게소 뜰에서 내려다보면 쉽사리 알 수 있다. 그토록 빠른 물살을 이용해서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크게 무찌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유명한 명량해전이다.

진도는 용장산성이며 남도석성 등 문화유적지도 풍부하지만 신비의 바닷길을 비롯해서 해안 풍광이 절경이고 한겨울에도 들판에서는 월동배추, 대파 등이 널리 재배돼 싱싱한 초록빛 향연이 줄기차게 펼쳐진다. 간재미회와 찜, 바지락회, 전라도 한정식도 별미다.

섬 속의 섬인 진도군 남단의 조도나 관매도까지 방문하고 싶은 여행객들이라면 팽목항으로 내려가서 여객선에 몸을 싣고 귀갓길에는 흑미, 홍주, 구기자주, 돌미역과 돌김 등 진도의 특산물을 주머니 형편대로 구입하는 것도 좋다.

진도에 가는 길엔 꼭 듣게 되는 노래가 있다. 진도아리랑이다.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노다 가세 노다나 가세 저 달이 떴다 지도록 노다 가세.”

(진도=유연태 여행작가/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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