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줄기 효자리에서 불광2동에 이르는 산기슭에는
왕족, 환관, 궁녀 또 당상관들의 무덤들이 아주 많다.
같은 줄기인 이말산을 지나다 보면 쉽게 눈에 띈다.
잘 가꿔진 무덤들이 있는가 하면 그냥 방치되어
묏등은 무너져 평지가 된 것도 있다.
어느 순간.
굳건히 잘 서 있던 비석도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 받쳐진 비석...
삶의 무게일까 죽음의 무게일까...
비문을 보니 진주강씨 통정대부...
2.
산길에서 만난 무거움......
엊그제만 해도 굳건히 선 것으로 보였는데...
비스듬하게 기울게 한 것은 삶의 무게일까, 죽음의 무게일까...
무릎이 꺾어지는 것도 찰나요,
머릿속이 하얗게 비는 것도 한 순간인데.....
해 아래 있는 것 중 어느 하나도 새로운 것이거나 영원한 것은 없나니
지금 딛고 있는 두 발에 잔뜩 힘을 주고 서있기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