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오늘(페북에서 옮김)

이발소 / 2013.11.03. 페북

moonbeam 2015. 11. 3. 09:58

 

 

머리숱이 별로 없어서 그냥 내버려두다가도
너무 길다싶으면 가끔 부정기적으로 이발소에 간다.
이 이발소는 벌써 20년 가까이 된다.
아파트 입주할 때 상가에 입주한 것이니까...
쥔 아저씨는 나이는 나보다 약간 덜 든 것으로 보였는데......
몇 년 전인가...아내를 저세상으로 먼저 보내곤
영 힘을 차리지도 못하고 지친 모습이 역력해서 문을 닫기 일쑤였는데...
평일엔 거의 여는 걸 못보았고 그나마 토, 일요일엔
꾸준히 열어 내가 가끔 이용했는데...

아뿔싸....
어제 내려갔다가 보니....인테리어 공사 중이다...
작은 옷집이 새로 들어 오는 모양이다..
그러면 나는 우짜란 말이냐...
이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가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애들이 많이 가는 oo클럽 가기도 그렇고...
주독이 올라 코가 바알갛고 가위질 하는 손이 조금씩 떨려도,
느릿느릿한 사투리로 퉁명스럽게 하는 잔소리에도,
그래도 그동안 마음 편히 내 머리를 맡겼었는데....

언젠가 아저씨 막걸리 한 잔 받아 주며 신세한탄이나 나누려고
찍어둔 이발소 전경사진 한 장이 용케 남아 있구나....
사진이야 그냥 올리면 되지만 단풍처럼 코가 바알간 이 아저씨를
이 가을에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이냐....
이젠 이 동네에 옛날 이발소 모습을 가진 곳이 없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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