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교회 운영위원회

moonbeam 2015. 11. 25. 14:24

얼마 전 교회 장로인 후배를 만났다.

몇 년 전 장로 취임한 후로 처음 만나는 것이기에(...사람 사는 것이 그렇다)

축하도 하고 그동안 지난 이야기도 하는데...

요즘 교회 일로 많이 바쁘겠네하니까

ㅎㅎ별로요..아주 편해요...형도 한 번 해 보슈한다.

'관심읍네..너 같은 놈들 땜에 안 혀~~ㅎㅎ'

 

그 교회는 작년부터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모든 일의 계획과 집행을 책임진다고 한다.

그러니 제직회와 당회는 의결 형식만 갖추면 되는 것이고

실제적인 일들은 다 거기서 처리하니까 별로 바쁜 것도 없다고 한다.

그저 교인들과 친하게 지내고 가끔 상담도 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데 중점을 둔다고...

매주일 웃으며 등이나 토닥거리고 주중에도 가끔 만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그것이 자기 일이란다.

내가 아는 그 교회 목사와 장로들 중 몇은 똥권위로 가득 찬 사람들이라

그런 형식으로 바꾸는 게 쉽진 않았을 것인데...

좌우지간 근래에 보기 드문 참 좋은 소식이다.

 

사실 보통의 교회 당회는 경직되어 있다.

당회원들은 대개 510년을 같이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이래도 저래도 큰 물의만 없으면 그냥저냥 넘어 가기 일쑤다.

최고의 미덕은 순종과 화합임을 이미 다 알고들 있으니...

큰 소리가 오가거나 의견 대립을 금기시 하여 대충 자기 의견을 접고 양보하며

스스로 위로하고 기도하며 조용히 넘어 가는 것이 제일 잘하는 일로 여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교회의 변화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무리 영특한 지혜와 순전한 영을 가진 이들일지라도

매년 똑같은 사람들이 모여 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

거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제자리에 맴돌며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교회도 개방해야 한다.

극소수의 몇몇-창의성도 없고 지적 능력도 없는-이 골머리를 썩여 가며 교회 일을 다 하려 하지 말고 더 많은 이들이 공감을 느끼며 참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무슨 기구를 만들든지 항상 그 사람만이 참여하면 안된다.

오래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새로운 사람들에게 맡겨라.

장로든 집사든 권사든 그게 무슨 상관이랴. 아니면 어떤가.

누구에게든지 일을 맡기면 어느 정도의 능력과 결과는 나온다.

오히려 현재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지도 모른다.

일을 맡겨도 안 하는데...’ 웃기는 소리다.

일을 맡겨 놓고는 못 미더워서 장로입네하고 자꾸 간섭하고 지도하려니까

그런 것이다.

지금 세상에 누가 교회에 까지 나와서 지도 감독 받고 싶어 하겠는가.

 

교회도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자기자신을 내려놓고 난 후 제대로 된 인격을 갖출 수 있듯이

교회도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 그 후에야 제대로 된 교회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무슨 큰 권력이라고 그렇게 부둥켜안고만 있는가... 쪼무래기 교회, 당회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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