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졸업식

moonbeam 2016. 2. 3. 10:05

졸업이다. 그러나 영 찜찜하다. 애들에게 보여 주는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
너희들이 내디뎌야 할 우리들의 사회, 우리들의 대학이 본질과는 멀어진 모습이다.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할 사회의 도덕률은 이미 깨졌고
학문과 이성의 전당인 대학은 생계유지와 취업의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나만 행복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것이

곧 삶의 승리요, 사회살이의 공식이 되어버렸고......
많은 대학에서는 현실적으로 필요하지 않고, 실제적인 이익이 없다고 폐과를 시켜

교수와 학생을 거리로 내모는 것이 솔직한 우리의 현실이다.
지도층 사람들이 보여 주는 것은 부조리와 자기보신,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일그러진 어른들의 모습이고..
대학들도 자기 살만 부풀려 경제력을 과시하는 대기업의 모양을 따르고 있다.

옛날 땀 흘리며 공차고 뒹굴며 흙먼지가 날리던 운동장과,

삼삼오오 모여서 제멋대로 놀던 잔디밭은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로 바뀌어 버리고...
늘어놓자면 끝이 없겠지...
그러니 이제 기댈 곳은 너희들 밖에 없다.
이미 머리가 굳어지다 못해 텅 비어버린 어른들에겐

무사안일과 현상유지의 거친 탐욕만 있겠지만,

너희들에겐 우리가 갖지 못한 시간이라는 중요한 보배가 있지 않은가.
시간과 열정을 마음껏 써라. 시류에 따르지 말고, 하루하루 알바인생으로 살지 말고, 스스로를 완성시킬 목적으로 자기 삶의 앞을 보고 살자.

변화를 두려워 말고 과감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루기 위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말자. 때로는 실망하고 고통도 따르겠지만 그것을 넘어서지 못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절망도 하고 좌절도 하자. 웃음으로 그놈들과 당당히 맞서자.

그놈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말자.
너희들은 우리와 달라야 한다.

삶에 찌들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 힘을 이미 잃어버린 우리와는정말 달라야 한다.

현실이 불만투성이라면 바꿔야 한다. 불평만한다고 세상이 바뀔 리는 없다.
너희들끼리 함께 나아가야 한다.

나만 보지 말고 에워싸고 있는 친구들의 얼굴도 보면서 손을 잡아주자.

옆에 있는 친구들과 손을 잡을 때 그 힘은 더 강해지고 성취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리고...이미 쇠약해졌지만 너희들의 둘레에는 너희들을 지켜보는 우리들이 있다.
우리는 결코 너희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할 수도 없다.

우리의 미래가 바로 너희들이고,

너희들만이 정말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너희들에게 무한한 사랑과 축복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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