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폐허

moonbeam 2016. 3. 11. 13:39


세월을 흘리며 나이는 자연적으로 쌓였지만

아직 철이 덜들어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다.

냇물 건너편에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지만 못하고

다 파헤쳐 걷기도 불편한 길을 일부러 찾아 들어가봤다.

혹시나 남아있는 삶의 흔적이나 보이지 않을까...


창릉천 둑방 건너에도 인간의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군데군데 있던 집들은 헐리고 사람들은 사라졌다.

누군가에게 편안하고 든든했던 돌집은

이미 구멍 숭숭난 돌덩이가 되었고...

여지껏 숲과 나무, 짐승들과 함께 살던 자연의 삶은 버려지고

새로운 아파트에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 

인간답게(?) 문화 생활을 누리며 보란듯이 살아갈 것이다.

옛것, 옛모습은 까맣게 잊어 버리고

그냥 웃고 떠들며 삶을 즐기며 살아갈 것이다.

검은색 리본을 만났다.

노란 리본이 아닌 검은 리본...

이따금 공사차량만 지나가고 사람도 없는 이 흙길 위에다

누가 이리 만들어 놓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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