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며느리밥풀꽃

moonbeam 2016. 8. 30. 10:54


유약하고 게으른 성정 때문에 계속 더운 날씨를 핑계 삼아 늘어져 있다가

오늘에야 뒷동산에 올랐다.
매년 이맘때면 산길도 눅눅하고 그 기운을 입어 버섯들이 쑤욱 하고 올라올 텐데
길고 긴 고온과 가뭄에 버섯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산은 작지만 나무들이 촘촘해서 그늘이 많아 버섯이 잘 올라올 환경인데 하나도 없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먼지 날릴 정도는 아직 아니지만

곧 흙먼지가 풀풀 날릴 것이다....
산길 들머리부터 하얗게 붙어 있는 미국선녀벌레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더니
지금쯤 한창일 고추나물도 꽃대는 올라왔는데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있다.
풀과 나뭇잎들도 풀이 죽어 생기를 잃고 있다. 비가 좀 와야 하는데...
그래도 매년 그 자리에 며느리밥풀이 피어 있어 반갑긴 한데

모양이 추레한 것이 영 볼품이 없다.
이름을 나타내는 하얀 밥풀 두 개가 선명해야 되는데 꽃의 끝도 시커멓고

전체적으로 생기있고 탱탱한 모습이 아니어서 실망을 안겨 준다.
한 시간 남짓 동안 걷는 기분은 좋다마는 주위를 보니 안타깝고 아프구나...

강산이 메마른 것이 인간의 탓일까...그렇다면...
누구라고 손가락질 하며 그 쪽으로 책임을 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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