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걷다가 들리는 뻐꾸기 소리
아까시 꽃 위로 뚜욱뚝 떨어지네
고개 들어 이리저리 휘둘러 보니
높은 가지 끝에 조그맣게 웅크린 모습.
행여 날아갈까 아주 작은 움직임으로
나무 밑 가까이 정물처럼 다가서고…
소리없는 응시.
한순간에 시간과 공간은 멈춰 서고
새도 없고 소리도 없고
세상도 사라지고…
그 자리에 두 팔 들고 선 채로 돌이 되었네.
한참을 기다려 다시 들리는 노랫소리.
그것도 잠깐. 이내 다시 침묵.
확 트여 있지만 닫혀진 공간.
노랫소리가
한 켜 한 켜 아주 조금씩 조금씩
내 속에 쌓여 가는 애달픈 기쁨.
그리고 찾아낸 당신의 마음 한 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