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상

사랑의 가교

moonbeam 2022. 5. 17. 22:06

https://youtu.be/9Yr-1YbOW4Q

사랑의 가교
/곽성진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으로 빚어낸 조약돌을 골라

일상의 목록에 배열하는 것

아프게 조각난 세월일지라도

가슴에 깊이 담구어서

강의 유속에 몸을 기대면

둥글게 마모된 상처를 건져내

서로의 손안에 하나 둘 쥐어줄

저마다의 헤아림.

 

사랑한다는 것은

무심코 다듬어진 조약돌이 되어

함께 물속으로 투신하는 것

하나의 노래가 퍼지기까지

함께 가야할 곳을 응시하며

서로가 가슴 복판을 향해 던지는

묵직한 아픔들을 받아내는

둥그런 과녁이 되는 것

그렇게 노을빛 드리운 물살 일으켜

아름답게 여울지며

천천히 미소 짓는 것

 

시인은 시련과 고난을 함께 이겨낸 잔잔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네요.

태양처럼 찬란하지 않고 꽃처럼 화려하지도 않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며 잘 다듬어진 둥글둥글한 조약돌을 늘어놓는 것에 사랑을 비유하고 있네요.

물론 처음엔 모나고 뾰족한 돌들이었겠죠.

‘아프게 조각난 세월’을 함께 지내오면서 ‘둥글게 마모된 상처’를 서로 감싸고 ‘묵직한 아픔을 받아내어’ 결국은 ‘천천히 미소 짓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네요.

사랑이 바로 그런 것이겠지요.

마냥 좋기만 하겠어요? 때로는 서로 찔러서 아프기도 하고... 상처받아 괴로워하기도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함께 감싸고 견뎌낸 결정체가 바로 사랑이 아니겠어요?

 

사람은 태어날 때의 마음바탕이 네모(□)모양이랍니다. 그래서 네모난 뽀족한 모서리 때문에 이웃이나 가족에게도 상처를 주고 아프게도 합니다.

그러나 마음이 자라고 커 가면서 네모난 모서리는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깎이고 뭉개지고 다듬어집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모서리가 있던 네모(□)가 어느새 둥근 원(○) 모양이 되고...

그러다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둥근 마음은 또 변한답니다.

어떤 때는 부풀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토라지고 삐치기도 하고...

그래서 사랑을 하다보면 둥글던 마음이 하트(♡)모양으로 바뀌어져 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뀐 하트(♡)도 하나의 모서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 모서리로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찌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뾰족한 부분이 있는 반면에 움푹 들어간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이 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둥근 원모양이 아니고 하트♡모양인지를 잘 생각해보면

움푹 들어간 부분이 뾰족하게 찔러오는 것을 능히 보듬고 감싸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나를 아프게 하고 나를 찌르는 그것마저도 감싸고 보듬어 안아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마지막 구절 ‘천천히 미소 짓는’ 그런 사랑을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시감상 #시낭송 #감동 #시해설 #이원도와시읽기#월광샘시감상#사랑의가교#사랑#아픔#상처#3분힐링#묵직한아픔#조약돌#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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