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더 위

moonbeam 2024. 8. 12. 11:41
더 위
어머니의 큰 소리
‘하이고 덥다. 답답다.’
침대 옆에 앉는다.
‘날씨가 디게 더운가베...’
부채질을 한다.
찬 공기를 만드는 냉방기는 말도 안 되고,
선풍기 바람은 세서 싫다 하시니...
부채를 살살 흔든다.
금세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주무신다.
어머니도 내가 어릴 적
이렇게 부채질을 해주며
여름을 나셨겠지.
부채바람은 항상 나에게 향하고...
냉방기도 없고 자동차도 흔치 않은
그 시절로 돌아가
우물물에 등목하고 미숫가루 들이마시고 싶다.
살랑살랑 흐르는 부채 바람을 다시 맞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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