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풀잎에 매달린 매미

moonbeam 2024. 8. 27. 16:20

 

풀잎에 매미가 달렸다.

단단한 나무에 빨대를 꽂아야 하는데...흐느적거리는 풀잎에 매달린 매미.

뭐 어차피 짧은 시간 살다가 갈 것이라 그러려니 하는데...

요즘 현실에 대입해 보니 재밌는 그림이 그려진다.

건들건들 거들먹거리는 몸짓에 텅 빈 머리만 흔들고 다니는 돌멩이를 따라다니는 놈들과 어쩌면 그리도 같을까...

어차피 곧 죽을 운명인데 좀더 살아보겠다고 잡은 것이 하필 썩은 새끼줄이니 이 무슨 얄궂은 운명인가...ㅎㅎㅎ

걸레 빨고 빨고 또 빨아도 행주나 손수건 못 되고 짱똘 수북히 쌓아 봐야 금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지들도 잘 알 텐데...

 

하늘하늘거리는 풀잎에 매달려 죽음을 눈앞에 둔 매미의 생각은 도대체 뭘까?

1. 이미 주군으로 삼았으니 죽도록 충성해야지. 일편단심을 우리 국민들은 좋아하잖어.

2. 멍청이 하나 세워 놓고 내가 쥐락펴락 제2OOO이 된다.

3. 잘 가르치고 공부시키면 뭐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실낱같은 소망?

4.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콩고물만 제대로 챙기면 됨.

5. 뭐든 남는 게 있겠지. 난 하이에나처럼 남은 뼈다귀라도 물어 뜯기만 하면 돼.

6. 어이구...이젠 빼박. 물러나지도 못하고 이거 정말 미치겠네...

7. 나를 비판하는 놈들은 뭐 달라? 니나 내나 똑같어.

8. 나 하나 잠깐 뻔뻔하믄 자손대대로 부귀영화여~~~

 

뭐 더 없나? ...이럴 때면 내 생각이 모자람을 한탄하지 않을 수 없네. 나자신이 밉다.ㅎㅎㅎ

 

#풀에매달린매미의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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