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자가 많다. 그냥 많은 게 아니고 겁나게 많다.
운동할 때 함께 땀 흘리는 놈, 걸을 때 같이 걷는 놈, 좀 그럴듯하게 보이려 할 때 덮는 놈,
쓰임새도 다 다르고 모양도 제각각이다.
머리숱이 별로 없는 대머리라 뚜껑처럼 덮다 보니 자연스레 많아졌지.ㅋㅋㅋ
옛날 모자 공장을 하는 친한 동무가
각종 유명 브랜드의 운동 모자를 나에게 납품, 후원?을 많이 했고...
심심찮게 귀한 선물도 받는다.
분홍색은 중1때 만난 꼬맹이가 15년을 훌쩍 지나 대학졸업 하고 어엿한 숙녀가 되어 만났을 때 받은 선물.
검은 색은 시인 황금찬 선생님이 쓰시던 것인데 ‘이선생 이거 한번 써봐’ 주셔서 쓰고...
감청색은 목사님이 당신한테는 잘 어울리지 않아 나에게는 어울릴 것 같다고 한 번도 안 쓰고 주신 것.
그런데 상표가 똑같네...이 브랜드는 딱 셋을 가지고 있는데 셋다 선물 받았네.
아니라면 아니지만 신기하다면 신기한 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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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갈 무렵 2013년 이맘때 다시 만난 걸 페북이 알려주네.ㅎㅎㅎ
참...세월이 빠름을 실감하네...이젠 애기 엄마가 되었을 이쁜이들...
남고에만 있다가 중핵교로 가자마자 3학년 여학생 수업을 맡았다.
처음 보는 여학생들 앞에서 얼마나 얼굴이 빨개졌었는지...
다음 해는 3학년 남학생반을 맡게 되었다.
사내놈들이라 편했다. 그저 같이 뒹굴고 웃고 떠들며 지냈다.
유일한 중핵교 근무 4년 동안 즐겁게 지냈다.
마지막 해에는 1학년을 맡았다.(남녀합반)
솜털이 뽀송뽀송한 것이 참 놀라웠다...
그래도 나름 잘 적응했고 애들과도 잘 놀았다.
장, 감의 반대와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우리반만 데리고 남이섬으로 소풍도 가고...
반티도 맞춰서 합창도 하고...대청제 때는 노래도 함 불러 주고~~~
그리고는 까맣게 잊었다...가끔 전화오는 애가 있긴 했지만...
솔직히 중1이었으니 애들이 나를 기억하리라 생각도 못했다.
엊그제 몇과 이야길 해보니 솔솔 기억이 떠오른다..
이름도 생각나고...ㅎㅎ
페북 참 재미있다...
삶...그 놈 참 재미있는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