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만해 생가

moonbeam 2007. 3. 6. 21:02

구비구비 도는 길을 한참 돌아 만해 생가를 찾았다.

옛날 같으면 오가기조차 힘드는 외딴 곳에 작은 초가가 서있다. 

해산한 마누라가 몸을 풀기도 전에 인연을 끊고 출가한 뜻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외따로 떨어져 있는 집이지만 앞으로는 낮은 구릉이 벋어있고,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있어 서향만 아니라면 무척 포근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 서쪽은 바로 바다 쪽이 아닌가.

그냥 눌러앉아 여염집 사내로만 살 수 없었던 큰 뜻이 구릉 넘어 불어온 바닷바람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바닷바람처럼 비릿한 짠내를 풍기며 그렇게 살다 바다로 가지 않았을까...

집 앞에는 만해 기념관이 서있고, 뒷산 오솔길엔 민족시비 공원이 들어서 있으니

살아서도 온갖 인적 교류를 통해 모든 일을 이뤘지만 죽어서도 외롭지 않을 만하(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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