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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과 근검

爲政之要 公與淸(정치의 요체는 공정과 청렴이요)成家之道 儉與勤 (가문을 이루려면 근검해야 한다.)공정과 청렴이란 낱말의 원뜻은 이미 사라졌으니 우리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어가 되었다.공정이란 자기 맘대로 잣대를 바꾸어 나한테는 유리하게 적용하고 남한테는 법과 원칙을 내세워 엄정하게 징벌하는 것이고...청렴이란 남이 똥을 묻힐 때 나는 쪼끔, 아주 쪼끔 묻히는 것이니 항상 비교 우위에만 서면 되는 것이다.두 단어 모두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이 너무나 당연한 시대.자기합리화와 책임회피 자기정당화에 도가 튼 얼굴에 철판 깐 놈들이 하는 것이 바로 정치다.권력을 이용하고 이권을 노릴 자리에 있을 때 남보다 덜 해먹으면 바보가 아닌가.나의 지위를 이용해 개인적 욕심을 채우는 것은 공직자의 당연한 권리가 되었다...

중얼중얼 2024.07.30

연잎 독백

연잎 독백장맛비 아무리 세차게 내리쳐도나를 젖게 하진 못한다.더러운 진흙물이 나를 덮쳐도나는 가라앉지 않는다.차곡차곡 쌓인 물방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할 땐내 몸을 살짝 눕혀 흘려 버리면 그만이다.나의 꿈이 꽃이 아니니 욕심에서 비켜서서그저 순박한 초록으로 떠 있을 뿐이다.부귀영화와 헛된 이름에 물들지 않아버릴 것도 없고 지고 갈 짐도 없다.모두가꽃을 흠모하고, 꽃이 되려 하고, 꽃을 가지려 하지만아무 생각 없이너른 잎으로만어설프게 남아 있으련다.#연잎 #독백 #꽃 모든 공감:19회원님, Sang-il Oh, 김홍식 및 외 16명

미메시스 2024.07.30

무 게

숲 오솔길 옆에 쓰러져 가는 돌비석.떠받치지 않으면 바로 쓰러질 모양새.한때는 당당하고 굳세게 서있었지만흐르는 시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였네.삶의 무게일까 죽음의 무게일까. 무릎이 꺾이는 것도 찰나요,머릿속이 하얗게 비는 것도 한 순간인데...해 아래 있는 것 중 어느 하나도새로운 것이거나 영원한 것은 없나니 지금딛고 있는 두 발에잔뜩힘을 주고서있기만할 뿐이다.#돌비석 #삶의무게 #서있기만 모든 공감:17회원님, Sang-il Oh, 김홍식 및 외 14명

미메시스 2024.07.30

회고록

외사촌누이가 왔다.어머니가 누워 계신지도 모르고 그냥 인사차 들렀다가 많이 놀란다.어머님은 주무시기만 하니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정이 많고 자상해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 어머니와 나를 끔찍이도 챙겨주던 누이.책 한 권을 슬며시 내민다.70대 후반의 나이에 자기가 살아온 궤적을 되짚어 보며 쓴 회고록.420여 쪽이나 되는분량...그 열정이 참 대단하다....다 읽진 않았지만 가족들의 심부름꾼으로 살아온 삶의 여정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네.많은 사람들이 부러움을 느낄만한 삶이 보인다.물론 여기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누구에게나 삶의 고통은 있게 마련이고 당사자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의 깊이는 제삼자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위공직자의 아내로, 세 아이의 어머니로, 동생들을 보..

중얼중얼 2024.07.30

작은 침대

작은 침대. 어머니 옆에 가만히 누워 본다.뱃속에서처럼 잔뜩 웅크린다.좁지만 편안하다.살며시 뼈만 남아 깡마른 손을 잡는다.‘왔나’ 살짝 스쳐가는 힘으로 내 손을 잡으신다.이내 눈을 감고 혼잣말로 중얼거림‘아이고…내가 와 이라노…느그들 애만 멕이고…내 평생 요레 누버 살지 안았는데…아이고 미안타…고생한다’‘개안아요, 개안아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다 그래...엄마 나이가 몇인데...아흔하고도 여덟이다. 백살까지 살아야지...’되지도 않는 말을 위로랍시고 내뱉는다.더운 여름인데 춥다고 이불을 끄잡아 덮으신다.어릴 적 어린애로 돌아간다.이불을 살짝 젖히고 말라붙은 가슴에 손을 얹어본다.아들이라도 남새스러운지 이불을 당겨 덮는다.‘야가 와 이라노…’‘애비 어릴 때 젖 뗀다고 아까징끼도 발랐다. 하~~~’‘아~~..

중얼중얼 2024.07.30

여행 취소 (20240618)

어제 어머님이 화장실에서 나오시다가 넘어지셨다.마침 내가 거실에 있어서 바로 일으켜서 안고 방으로 모셨다.‘아야 아야’만 연발하시고 움직이질 못하시네.가슴과 오른쪽 팔 부위는 약간만 건드려도 아프다 하시며 운신을 못하시니...병원에 모시고 갈 수도 없는 상황...속수무책. 정신무인지경이다.2,3년 전만 해도 마음껏 다니셨고 작년 겨울 이후 바깥 외출은 못하셨지만 집안에서 혼자 생활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는데...하긴 연세가 아흔여덟이니 기력이 옛날 같진 않지만 갑작스런 사고?라 당황스럽다.아침에 광주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다.잔뜩 기대를 하고 계실 터인데...죄송하고 또 죄송하다.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지...찬찬히 말씀 드리고 이해를 구했다.실망하시는 표정이 눈에 선하다.ㅜㅜ오랜만에 광주에 가려던 계획은 사라..

중얼중얼 2024.07.30

졸지 여행 (20240616)

은퇴해서 광주에 내려가 사시는 목사님이 전화를 하셨다.가끔 전화를 하셔서는 한참 말씀을 하신다. 나는 맞장구 치면서 들어주면 된다.한 이삼십 분 가겠구나 했는데 이번엔 다짜고짜 광주에 다녀가라신다.당신이 올라오기엔 낯설기도 하고 체력도 달려서 망설여지신단다.아예 날짜까지 못박아 기차표까지 끊어 보내시고는 내려오라신다.ㅎㅎㅎ2박 3일을 고집하시는데 내 일정이 안돼서 사정사정해서 1박 2일로.70년대 중반...고등부 교육전도사가 새로 오셨다. 나는 그때 고등부 교사 총무.일반적으로 교육전도사는 장신대 학부나 신대원 학생으로 젊은 친구들이 대부분인데...이분은 30대 중반을 훨씬 넘긴 노총각. 의례적이지 않아 잠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일반적인 교육전도사와는 사뭇 다른 좀 특이한 느낌이었다.야간 고등학교에서 ..

중얼중얼 2024.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