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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 이원도 시낭송 감상

https://youtu.be/6ujwSpjJBQU 누구든지 / 이원도 파란 새싹에서 붉은 열매를 보고 수많은 스침 속에서 하나의 눈망울을 기억할 수 있다면 듣지 못하는 이에게 눈으로 말할 수 있다면 시인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떨어진 꽃잎에서 향기를 맡아낼 수 있고 흘리는 땀에서 사람의 냄새를 찾아낼 수 있다면 말 못하는 이의 가슴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시를 못 써도 좋습니다. 숨어서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알고 힘든 하루를 씻어 내리는 탁배기 한잔과 어울릴 수 있다면 보지 못하는 이에게 노래를 불러 줄 수 있다면 정말 시인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슬퍼하고 신음하고 웃고 화내며 떠들썩하게 때론 아주 조용하게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면 더 좋겠습니다.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시 감상 2022.12.22

장례식장

장례식장 아흔하고도 여덟 해를 사신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친구 어머니만이 아니고 형, 누나 그리고 동생들 5남매의 어머니 아니 우리들의 어머니... 일년만 지나면 白壽신데. 살면서 까맣게 잊고 지냈던 얼굴들을 만난다. 어릴 적 골목길에서 맨날 마주치던 얼굴들... 형 누나 동생들... 수십 년이 지났어도 마음만은 옛날과 똑같아 헤어지는 자리임을 잊고 만난 반가움에 서로 부둥켜 얼싸안는다. ‘야 걘 어디 사냐?’ ‘난 그놈이 보고 싶은데’ ‘아...그 형 돌아가셨다구?’ ‘니 누나는 어딨어?’ ‘오빤 그냥 고대로야 변한 게 읍써’ ‘변하믄 죽어 임마’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무수한 말들은 깊이 갈앉은 옛모습을 휘저어 떠오르게 하고 우리는 그 삶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다시 삼키며 되새김질을 한다. ‘야 니 ..

중얼중얼 2021.02.09

"행복은 신기루, 작은 즐거움으로 슬픔 덮고 살아야" 85세 정신과의사 이근후

50년간 15만명 돌본 정신과의사가 밝힌 ‘행복의 과학’ "원한, 분노, 불안 없앨 수 없어… 작은 재미로 덮어둘 뿐" "임종 체험은 오만한 것, 죽음은 연습 없이 받아들여야" "노인이 청년에게 줄 것은 가르침 아닌 경청" "3대가 같이 사는 독립집합가족… 현관 비밀번호도 비밀에 부쳐" 원본보기 정신과전문의로 50년간 진료하고 학생을 가르친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근후. 30년 넘게 네팔에서 의료봉사를 했고 40년 넘게 광명 보육원의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사진=장련성 기자 이화여대 명예교수이자 50년간 정신과의사로 살아온 이근후 선생을 만나러 평창동 가족 아카데미아를 찾아갔다. 그가 쓴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을 읽고 나서다. 김형석 교수의 ‘백 년을 살아보니'가 100세 시대 인생을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