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아흔하고도 여덟 해를 사신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친구 어머니만이 아니고 형, 누나 그리고 동생들 5남매의 어머니 아니 우리들의 어머니... 일년만 지나면 白壽신데. 살면서 까맣게 잊고 지냈던 얼굴들을 만난다. 어릴 적 골목길에서 맨날 마주치던 얼굴들... 형 누나 동생들... 수십 년이 지났어도 마음만은 옛날과 똑같아 헤어지는 자리임을 잊고 만난 반가움에 서로 부둥켜 얼싸안는다. ‘야 걘 어디 사냐?’ ‘난 그놈이 보고 싶은데’ ‘아...그 형 돌아가셨다구?’ ‘니 누나는 어딨어?’ ‘오빤 그냥 고대로야 변한 게 읍써’ ‘변하믄 죽어 임마’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무수한 말들은 깊이 갈앉은 옛모습을 휘저어 떠오르게 하고 우리는 그 삶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다시 삼키며 되새김질을 한다. ‘야 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