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3

장례식장

장례식장 아흔하고도 여덟 해를 사신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친구 어머니만이 아니고 형, 누나 그리고 동생들 5남매의 어머니 아니 우리들의 어머니... 일년만 지나면 白壽신데. 살면서 까맣게 잊고 지냈던 얼굴들을 만난다. 어릴 적 골목길에서 맨날 마주치던 얼굴들... 형 누나 동생들... 수십 년이 지났어도 마음만은 옛날과 똑같아 헤어지는 자리임을 잊고 만난 반가움에 서로 부둥켜 얼싸안는다. ‘야 걘 어디 사냐?’ ‘난 그놈이 보고 싶은데’ ‘아...그 형 돌아가셨다구?’ ‘니 누나는 어딨어?’ ‘오빤 그냥 고대로야 변한 게 읍써’ ‘변하믄 죽어 임마’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무수한 말들은 깊이 갈앉은 옛모습을 휘저어 떠오르게 하고 우리는 그 삶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다시 삼키며 되새김질을 한다. ‘야 니 ..

중얼중얼 2021.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