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펌)

걷기 좋은 봄길

moonbeam 2011. 3. 25. 09:06

싱그러운 봄, 여행자들이 추억을 더듬듯 길을 나서고 있다.

건강도 생각하고 느리게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도 부리고 싶었을 게다.

봄에 더 좋은, '걷기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오솔길을 걷다가 싱그러운 풍경을 만나는 순간 미소처럼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강화, 지붕 없는 박물관
난리 때마다 피난처였던 강화도는 그 역사를 더듬으며 걷기 좋은 여행지다.

특히 걷기 좋은 길로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강화 해안도로에서 무한자유를 누려본다.

강화도 해안도로 걷기여행의 시작점은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바로 왼쪽에 위치한 강화역사관.

강화도의 역사를 알고 강화도를 보면 좋은 여행이 된다.

갑곶돈대는 강화역사관 위쪽에 있는 포대다. 서울의 주요 방어기지인 동시에 외적이 침입하였을 때 왕실이 피난하는 제1의 후보지였다.

강화 해안도로 나들길은 자동차로는 20분 남짓한 짧은 코스지만 보행자를 위한 전용도로가 닦여 안전한 도보 여행이 가능하다.

해안도로는 2~3시간 정도 걷고 쉬기를 반복하며 완주할 수 있는데,

강화초지대교에서 출발해 초지진~덕진진~용진진~강화역사관 순으로 마무리해도 좋다.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역사의 흔적을 품고 있다.

해안도로를 걸으며 근대화 과정의 각종 전투와 왕족들의 피신처였던 강화도 구석구석을 확인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교육여행도 겸할 수 있다. 봄과 가을의 화창한 날씨를 벗 삼아 걸으면 더욱 좋다.

코스 : 강화역사관(출발)→갑곶돈대→더리미 장어촌→용진진→광성보→덕진진 →초지진(총 13.6㎞, 약 3시간 소요)
강화터미널에서 강화역사관까지 약 2㎞. 택시 이용 시 기본요금.

구리, 동구릉의 삼림욕
아이들과 호젓이 하루를 쉬고 싶다면 구리시 동구릉을 추천한다.

동구릉은 말 그대로 서울의 동쪽(구리시)에 있는 아홉 개의 능이 모여 있는 곳이다. 왕릉의 규모로는 국내 최대다.

매표소를 지나면 곧바로 시작되는 산책로는 아름드리 갈참나무와 잘생긴 적송(赤松)으로 터널을 이룬다.

9기나 되는 능을 연결하는 순환로를 그대로 따라 돌기만 해도 1시간 정도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태조의 무덤인 건원릉은 고려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현정릉을 기본으로 삼아 만들었다.

건원릉은 조선왕조 최초의 왕릉으로 이후 왕릉의 본보기가 되었다.

더불어 동구릉은 조선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왕릉이 변화하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어린이를 데리고 나온 소풍객은 태조 이성계의 능이든 선조왕릉이든 9개의 능 중 맘에 드는 곳을 골라 널찍한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쉴 수 있다.

맑은 날에도 능을 둘러싸고 있는 적송 숲이 키가 커서 자리를 옮겨가며 햇볕을 피할 수도 있고 호젓하게 걷기 좋은 곳이다.

코스 : 동구릉 매표소→관리사무소→수릉→현릉→건원릉→목릉→휘릉→원릉→경릉→자연학습장→혜릉→매표소(총 4.7㎞, 약 1시간30분 소요).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과 2호선 강변역에 동구릉행 버스가 있다. 20분 소요.

영동·영서 잇는 대관령 옛길
대관령 옛길의 백미는 대관령 국사성황사에서 반정과 주막거리를 거쳐 대관령박물관까지 가는 7.87㎞ 구간이다.

출발 지점은 이제 496번 지방도로 바뀐 옛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휴게소다.

대관령휴게소에 차량을 놓아두고 1.3㎞ 걸어가면 대관령 국사성황사가 나온다.

대관령 성황사에서 200m쯤 언덕길을 올라 반정으로 내려가는 1.6㎞ 길은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초보자는 오르막길보다 옛 대관령휴게소 방면에서 시작되는 내리막길을 택하는 게 좋다.

옛 대관령휴게소는 눈꽃 트래킹의 명소인 선자령 등산의 출발 지점이기도 하다.

주막에 식수대가 있지만 출발 지점에서 물을 준비하는 게 좋다. 반정과 주막에서 쉬어갈 만하다.

대관령 옛길을 걷다 만날 수 있는 대관령휴양림 산책도 추천 코스.

대관령휴양림은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삼림욕을 겸한 산책로로 인기가 좋다.

코스 : 옛 대관령휴게소(출발)→국사성황사→반정→주막→하제민원→원울이재→대관령박물관(총 9.2㎞, 약 3시간 소요)
횡계에서 옛 대관령휴게소로 가는 대중교통편이 없으므로 횡계에서 택시 이용(10분 소요·7000원).

섬진강가 임실 구담마을
섬진강 천담마을과 구담마을까지 이어지는 강변길과 강마을 풍경은 섬진강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김용택 시인이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에서 '섬진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한 천담마을,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지로 등장했던 구담마을이 이어진다.

아름다운 강마을로 가려면 임실 덕치면에서 진입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

덕치면에서 회문산 자연휴양림 입구 맞은편의 빨간 지붕 옆 시멘트 길로 진입하면 된다.

구담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수백 년은 넘어 보이는 느티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이 있다.

느티나무로 오르는 초입에 정자가 하나 서 있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은 예술감독으로 유명한 이광모 감독이

한국전쟁 이후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이인·안성기·배유정 등이 출연했다.

느티나무 군락 언덕에서 섬진강이 휘돌아가는 회룡마을을 바라보는 풍경이 압권이다.

이 길을 따라 한참을 가면 섬진강이 멀어지면서 길이 산 중턱에 걸린다. 강 건너에는 내룡마을과 용골산의 그림 같은 자태가 펼쳐진다.

코스 : 장산마을(출발)→천담마을→구담마을→회룡마을(총 7.2㎞·약 2시간 소요)
임실시외버스터미널에서 덕치면 소재지를 경유하는 장산마을행 군내버스 이용.

전주에서 순창·강진행 시외버스 이용 후 장산마을까지 택시 이용.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전남 담양군 담양읍에서 시작해 금성면을 거쳐 순창군을 잇는 24번 국도까지 총 8.5km의 구간에서 걸을 수 있는 길은 약 1.8㎞다.

예전엔 자동차로도 이동이 가능했으나 최근에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차량 진입을 금지했다.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걷기는 죽녹원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죽녹원은 담양군에서 조성한 대표적인 대나무 테마공원.

여기서 대나무 숲을 가르는 산책을 하고 출발해도 좋다. 죽녹원에서 오른쪽 담양읍 방향의 향교교를 건너면 관방제림이 시작한다.

관방제림은 담양천을 끼고 수해를 막기 위해 인공으로 조성된 제방이다. 그 제방 위로 숲을 조성했다.

조선 인조 때 처음 만들어져 지금까지 300년이 넘는 세월을 간직한 관방제림 1.6㎞를 지나면 학동교차로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진입하게 된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들어서면 매점이 있고 이곳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를 살 수 있고 자전거도 빌릴 수 있다.

걷는 길 : 죽녹원(출발)→향교교→학동교차로→금월교차로(총 3.5㎞, 약 1시간 소요)
광주터미널에서 담양까지 운행하는 직행버스 이용. 담양읍에서 죽녹원은 걸어서 이동.

죽령 옛길, 선비 자취 따라 걷기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걸음을 내딛던 죽령 옛길.

삼림욕을 즐기듯 천천히 걸으면서 선현들의 발자취를 밟아보려는 방문객들의 호기심으로 이 길이 옛 영화(榮華)를 되찾고 있다.

생태탐방로처럼 정돈된 고갯길을 따라 역사 속에서 피어난 이야기를 더듬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영주에서 볼 때 죽령 옛길이 시작되는 곳은 중앙선 희방사역 뒤편이다.

그러나 탐방객들이 출발하는 곳은 주차 공간이 충분한 희방사 제3주차장이다. 희방사역에서 100m 정도 올라가면 장승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죽령 옛길 걷기구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죽령 옛길은 생태보전과 생태탐방로를 연상케 하는 안내판과 숲과 나무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되어 있어

가족끼리 산책을 즐겨도 좋고 소백산 등산코스와 연계해 산행을 해도 된다.

아름다운 숲길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죽령 옛길과 관련된 이야기를 적은 안내판도 발견할 수 있다.

코스: 희방사역(출발)→죽령 옛길 입구→진운대→사태골→시메골→옛 주막거리 터→죽령휴게소(총 3.8㎞·약 1시간30분 소요)
중앙고속도로 풍기IC로 나와 풍기 시내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5번 국도를 만나면 단양·죽령 방향으로 8.5㎞ 정도 가 희방사 입구 주차장 지나 희방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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