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지쳐 숙소에 도착해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한화리조트에서 바로 내려가면 맷돌순두부집, 고기집, 해물집 세 음식점이 나란히 있다.
너무 가까운 데라 들어가지 않고 조금더 내려가 광장 쪽으로 갔다.
광장 넘어가기 전 왼쪽으로 꺾어지면 길건너 음식점들이 여럿 있는데...
전날 어슬렁거리다 사람이 많이 있는 'O가네 고기집'에 갔다가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어서
왼쪽으로는 발길이 돌려지지 않았다.('O가네'는 우리 식구들 입맛에는 별로...)
그냥 광장으로 내려가니 고만고만한 음식점들이 서넛...
그중 하나 '전주기사님식당' 그 상호에 끌려 들어갔다.
맛의 고장 '전주'와 친절하게 '님'...그리고 경험상 대부분 기사식당이 괜찮았으니까...
그저 그런 특별히 꾸미지 않은 밥집 전형적인 모습...
순두부 넷을 시켜놓고 손연재 체조를 보고...
기저귀 찬 쥔집 손자는 연신 소리지르며 뛰어 돌아 다니고...
영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썩 맘에 내키지 않았다.
먼저 나온 반찬들...깔끔하다....
쥔아주머니(할머니?)는 그저 투박한 밥집 사람...ㅎㅎㅎ
맛도 소박한 시골의 맛 그대로...
조금씩 나온 반찬을 계속 더 달라고 해서 먹고 나는 공기밥도 하나 더...
(친절하게도 쥔아주머니가 밥 더 드릴까 하길래 그러마고 했더니
마침 밥통 옆에 앉은 나에게 밥을 퍼서 바닥으로 쓰윽 밀어 준다..ㅋㅋㅋ
어디 다른 곳 같으면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어느 하나 빠지는 반찬이 없이 맛이 아주 입에 맞는다..
심지어 우리 애들조차도 맛있다는데야 더 무슨 말씀을...
풋풋한 열무와 무오그락지(사투리로)는 정말 맛있었다.
나물 두 가지, 콩나물무침도 심심하니 좋고, 된장에 박은고추도 맛있고..
거기에 직접 갈은듯한 순두부는 너무 부드러웠고...
달걀이 안들어갔지만 그건 뭐 신경쓸 거이 없고...
우린 모두 순두부 넷을 시켰는데 주인 할머니 왈...
'우리집 된장찌개가 집에서 담근 거라 맛있는데...'
네~~~다음엔 순두부 둘, 된장찌개 둘 시킬께요~~~~
누군가 백암온천에 갔다가 배가 고프다면 이 집에 함 들러보시길...
값도 착해서 순두부, 된장찌개 6천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