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화산은 아카시와 찔레꽃이 한창이다....
무심코 산길을 걷다보면 어디선가 풍겨 오는 향기....
이미 몇 걸음 지난 후에야 느낀다.
왜 향기는 지나치고 난 뒤에야 내 코에 들어오는 걸까...
반짝이는 눈이 먼저 꽃을 보고 그 다음에 향을 느낀다면 더 좋을텐데...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나치고 난 뒤에야 그 사람다움의 향내를 맡게 된다.
사라지고 난 뒤의 텅 빈 자리에서 만져지는 그 내음...
어떤 이에게선 깊고 그윽한 사람다움....
또 어떤 이에게선 편견과 오만, 추악한 탐욕...
내가 사라지고 난 뒤에는 어떤 냄새가 남을까...
오만과 독설과 어설픔과 유약함과...헛된 욕심...뭐 이런 것만 남는다?
지나간 후에 사람다운 냄새를 풍길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아...지나치기 전에 앞서 오는 향내를 맡을 수 있는 혜안이 생겼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