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학교에서 집까지 탐색

moonbeam 2014. 6. 18. 15:23

3월부터 생각해 왔다.

집까지 걸어 가야지.....

6월 16일 그동안 마음에만 있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학교에서 나가 창릉천으로 내려 갔다.

아직 공사가 다 끝나지 않아서 어수선하지만

차와 마주치지 않아 그런대로 걸을만하다.

내리 걷다가 눈으로 어림짐작하여 길로 올라섰다.

이제 죽 가면 훼릭스를 지나 원당으로 넘어가는 길...

차들이 씽씽 달리지만 별다른 길이 없어 훼릭스쪽 언덕으로 올랐다.

차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

원당으로 넘어가지 않고 흥도동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비교적 한산한 길...

길가엔 도라지가 죽 이어져 있다..

아마 누군가가 심어 놓은듯...

산쪽으로 가면 화정으로 넘어갈듯 해서 길을 찾으니 좀처럼 안보인다.

길가 밭에서 일을 하시는 아주머니에게 물어 보았으나 이 동네 살지 않아 모른다는 말씀 뿐...

멀리 앞쪽으로는 행신동 쪽인듯..아파트가 보이는데...

그리로는 길을 따라 가면 될 것 같은데 그러긴 싫고...

잠시 걸어 가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길에서 약간 떨어진 숲 속에 허물어져 가는 정자가 하나 눈에 띈다. 

몸도 약간 지치고 마음도 길을 찾느라 급해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물 한모금 마시고...여유도 찾고...

잠시 쉬고 나니 힘이 솟는다..다시 출발...

산길을 찾을 때나 모르는 길을 걸을 때 항상 짐작을 하고 실행에 옮기면 대개 맞아 떨어진다.

역쉬~~~표지판이 나타난다..

원당쪽은 다시 돌아가는 길이라 여겨, 버리고 좌회전 한다.

왕복 2차로에 보도는 좁은데 그나마 한쪽으로만 나있다..

왜 양쪽으로 다 만들지 않았을까...

조금 가다보니 숲속으로 길이 나 있어서 길을 건너 들어갔다.

행주누리길이란 팻말도 보이고...

옳다 이거로구나...

길을 찾은 기쁨에 힘차게 숲속으로 들어가니 입구에 검은 비석이 서있다.

토지신 비석...

뭐 옛날 마을에 있던 그런 것이겠는게 덩그머니 혼자 있는 것이 좀 어울리지 않는다.

간단한 설명이라도 있으면 좋을듯...

그리 높지는 않지만 숲은 우거져 아주 좋다.

나무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아파트로 보아 자꾸 전진할수록 원당 쪽으로 가는듯 하다.

대충 짚어보니 철길을 건너야 한다.

오솔길을 버리고 숲속을 헤집고 철길 방향을 찾는다..

바로 아래 철길이 보이는데 건널 수가 없네...ㅜㅜ

철길과 평행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버찌도 발갛게 탐스럽게도 익었다.

아니 요렇게 예쁜 나리꼿도...

길을 걷다가 혹은 산속을 헤매다 보기 힘든 놈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헤집고 돌다가 길이 보인다 싶어서 내려오니 어느 음식점 뒤안이네...ㅎㅎ

어쨌든 내려 오니 화정 시가지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길따라 걷는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번잡한 길은 피해서 대곡역 쪽으로 간다.

여기는 항상 문제다...

전에 대곡역을 넘어갈 때는 아예 역쪽을 피해서 논밭길을 택했었는데

요즘 논밭길도 차가 많이 다녀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라서

오늘은 정공법을 택해 대곡역 앞으로 바로 치고 나가기로 한다.

차들은 왜이리도 씽씽 달리는지...

그래도 바람이 불어서 먼지를 바로 덮어쓰지 않는 것 같아 좀 낫다.

대곡역을 지나치다 다른 길이 없나 싶어서 역으로 내려가 보니

이건 완전히 엉망이다.

밑바닥에 물이 그득하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올라와 찻길을 걷는다.

대곡역에서 일산 들어가는 길에는 이팝나무가 늘어서 있다.

봄에는 하얀 꽃이 피어 장관이었는데 지금은 다 져서 그 멋을 느낄 수 없어 아쉽다.

하지만 내 마음에는 하얀꽃 아래에서 눈꽃을 맞으며 걷고 있는 것만 같다.

길을 걸을 때 제일 신경쓰이는 것이 자동차다.

가급적 자동차를 피해서 걷는데 그럴 수만 없는게 현실이다.

차와 맞닥뜨리지 않고 편안히 걷는 길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가...

3월부터 하려고 했던 일을 이제야 이루어서 기분이 좋다...

다음에는 또 다른 코스를 개척해 봐야지...ㅎㅎ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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