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그리고 멋(펌)

학교를 그만 두고 1인 시위를 한 여고생

moonbeam 2015. 7. 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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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보고 판단하지 마시고 프로필 사진의 자보와 타임라인의 다른 글들도 같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경남 진주의 한 여고생이 자퇴를 한 뒤 지역의 고등학교를 돌며 1인 시위를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만 남은 배움 없는 학교에 있을 수 없어 저는 학교를 그만둡니다'라는 큼직한 피켓을 들고서 말이다.

지난 4월에 진주여자고등학교를 자퇴했다고 밝힌 김다운 양은 지난 3일 경남 진주 진양고등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뒤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2015.07.03. 진양고등학교

제 1인시위는 자퇴를 선동하는 것도 학교 안에서 노력해가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자퇴를 하고 1인시위를 하는 것에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아닙니다. 각자가 가는 길을 스스로가 옳다고 느낀다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진주시내의 여러학교들을 다니면서 1인시위를 하는 것은 교육제도의 문제가 진주여고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고 애초에 사람을 등급과 자격증으로만 본다면 그건 1차 인문계냐 2차 인문계냐 하는 공부의 수준이 얼마나 높느냐로 따질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교가 공부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과 경쟁 없이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학교에서 시험준비 외에 다른 것을 하고 싶어도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는 시험준비만 시키는데 어떻게 그곳에서 진정한 배움을 얻을 수 있을지 전 모르겠습니다.

또 저는 모든 경쟁을 거부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경쟁도 있어야 하지만 경쟁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전 학교가 배움이 없다고 느끼지만 학교 안에서 배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겠죠. 그러나 그 학생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노력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는 것이고 저는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 길이 맞다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의 길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보와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하는 것은 학교 안의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학생들에게 저도 이렇게 생각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교육제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드러내지 못했던 학생들이 친구들과 이 문제에 대해 같이 얘기해보고 스스로의 삶과 학교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했습니다. 1명이라도 주변사람들과 이야기해 보거나 고민해 보았다면 1인시위를 할 이유에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만 보고 판단하지 마시고 프로필 사진의 자보와 타임라인의 다른 글들도 같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현재 김 양의 글은 수만 건의 좋아요를 남기며 온라인 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앞서 김 양은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2일), 진주명신고등학교(6월19일), 진주고등학교(6월18일, 15일, 9일), 진주중앙고등학교(6월16일), 진주봉원중학교(6월10일), 진주제일여자고등학교(6월5일), 경해여자고등학교(5월21일), 삼현여자고등학교(5월7일), 대아고등학교(5월6일), 진주여자고등학교(5월1일) 등에서 수차례 1인 시위를 하며 자신의 뜻을 알렸다.

김 양이 이처럼 1인 시위를 하는 이유는 뭘까. 6월18일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사실 1인시위를 한다고 해서 바꿀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도 학교는 시험문제를 준비하고, 학생들은 학교,집,학원을 돌며 시험칠 준비를 한다. 그래도 1인시위를 계속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현실을 어쩔수 없이 살기 싫어서 조금이나마 저항하는 것이다. 너네는 지금 이대로 괜찮느냐고, 난 괜찮지 않다고, 세상이 시키는대로 살지 않겠다고. 교육과 입시제도의 문제에 침묵하고 있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밖으로 드러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뭘 위해 공부하고 뭘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친구들끼리 같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내 1인시위가 아무것도 바꿀수는 없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이라도 줄수 있지 않을까?

네티즌들은 김 양의 뜻을 지지하며 댓글을 달거나 음료수 등을 선물하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