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조용함

moonbeam 2005. 8. 24. 22:07

이곳 저곳에 흩어져 나름대로 열심히

자기들만의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때로는 시간 때우기로, 때로는 그저 즐기기로, 뒹굴며 남아 있는 놈들도 있지만

자신들을 표현하는 데에 무언가를 바치려 하는 모습들이 좋다.

나도 저렇게 무언가를 준비하던 때가 있었는데....

학생 때 부터 무수히 축제를 주관해 왔고,

교직에 와서도 많이 했었지만 

오랜만에 직접 뛰어 들어 그 가운데 서 있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이젠 제법 빗방울도 굵어졌다.

텅빈 교무실에 혼자 있으니 그 또한 별로 나쁘지 않다.

애들 있는 곳을 둬 번 돌아 보고

며칠 후에 있을 퇴임식에 쓸 송공패 문안을 작성했다.

다른 사람의 것인데

자꾸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 되는 것 같다....

거의 비슷한 천편일률적인 문구를 쓰긴 싫고,

나름대로 머리를 쥐어 짜보지만 영 신통치 않다.

오늘 완성해야 되는데...

 

생각은 자꾸 헛돌기만 하고....

열어 놓은 창으로 들려 오는 빗소리도 헛돌기만 한다.

또 막막해진다...

 

'중얼중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에는  (0) 2005.11.02
송공패  (0) 2005.08.26
비가 오네요....  (0) 2005.06.10
가을을 온몸으로 느끼며  (0) 2005.02.26
걸어서 하늘까지  (0) 200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