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9 5

모 자

나는 모자가 많다. 그냥 많은 게 아니고 겁나게 많다.운동할 때 함께 땀 흘리는 놈, 걸을 때 같이 걷는 놈, 좀 그럴듯하게 보이려 할 때 덮는 놈,쓰임새도 다 다르고 모양도 제각각이다.머리숱이 별로 없는 대머리라 뚜껑처럼 덮다 보니 자연스레 많아졌지.ㅋㅋㅋ옛날 모자 공장을 하는 친한 동무가각종 유명 브랜드의 운동 모자를 나에게 납품, 후원?을 많이 했고...심심찮게 귀한 선물도 받는다.분홍색은 중1때 만난 꼬맹이가 15년을 훌쩍 지나 대학졸업 하고 어엿한 숙녀가 되어 만났을 때 받은 선물.검은 색은 시인 황금찬 선생님이 쓰시던 것인데 ‘이선생 이거 한번 써봐’ 주셔서 쓰고...감청색은 목사님이 당신한테는 잘 어울리지 않아 나에게는 어울릴 것 같다고 한 번도 안 쓰고 주신 것.그런데 상표가 똑같네...이..

중얼중얼 2024.09.09

亡者의 노래

亡者의 노래床石은 나의 마지막 흔적.허물어진 묏등을 길로 내주니스스로 너른 마음이 되어홀로 편안함을 누린다.이승과 저승은 이미 갈라진 세상오고 갈 수 없음을 깨달으니오지 않는 사람을 탓하지도 않고찾는 이 없음을 한탄하지도 않는다.누워서 보는 하늘은 예전과 다름없고몸 아래 흙은 여전히 부드럽다.바람따라 많은 이들이 스쳐 지나가고풀과 나무와 벗하니 외롭지 않다.보고 듣고 말하던 모든 것은오로지 헛된 욕심에서 나온 것들눈 감고 귀 막고 입 다물고천천히 흙과 한 몸이 되어감을 즐긴다. #허물어진묏등 #床石

미메시스 2024.09.09

絶 鳴

絶鳴 絶鳴 그리고 絶命소리는 살아 있음이다.죽음은 소리가 없다.저마다 제소리를 낸다. 아이들의 철없는 소란함나만 옳다고 하는 유치함구름같은 환상만 늘어놓는 허망함어르신들의 되풀이 되는 잔소리어떤 소리라도 들으며 살자. 살아 있음을 느끼고감사하며 받아들이자. #소리 #絶鳴 #絶命 #매미 로그인 또는 가입하여 보기Facebook에서 게시물, 사진 등을 확인하세요.www.facebook.com

미메시스 2024.09.09

시 각

시각 날마다 반복하시는 어머니지하에 사람이 있어요지하에 불 켜요지하에 물 가져와요단순한 헛소리로 치부했다.곰곰 생각해보니아하...항상 누워만 있는 시각에서는발 아래 방문이 있으니그 밖을 지하로 인식했구나...뒤늦게 말뜻을 이해했다.(뱀 다리)시각이 다르면 판단이 달라진다.그 판단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지만다른 시각을 이해하면 소통의 실마리는 잡을 수 있다.옳고 그름은 이해하고 난 후 소통해서 따져보자.#시각 #판단 #이해 #소통

미메시스 202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