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천왕봉 중산리

moonbeam 2010. 5. 7. 12:12

세석평전에서 잠시 쉬고 다시 장터목으로 향한다.

세석은 고산습지이다.

걸어가는 길목에도 어디선가 샘물이 솟아 흐른다.

이런 높은 곳에 물이 샘솟다니 참 신기하다.

세석부터 천왕봉까지는 전체적으로 계속 오르막이다.

좌우로 수많은 연봉들을 보며 약간 내려가는가 하면 다시 오르고...

촛대봉, 삼신봉, 연하봉을 넘으면 장터목산장이다.

장터목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사람들을 만났다.

원래 장터란 곳이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 아닌가.

벤치에 잠시 누웠다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바로 일어났다.

아마 어젯밤에 장터목에서 묵은듯...

막 아침을 마치고 준비하느라 부산스럽다.

십대 청소년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여러 가족인듯...

그런데 오늘은 휴일도 아닌데....

 

 

 

 

 

 

 

 

장터목에서는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가파른 암벽을 지나면 눈앞이 훤해지며 완만한 구릉이 나온다.

제석봉을 지나 마지막 한 번만 치고 오르면 천왕봉이다.

 

 

 

천왕봉에서 김밥을 먹었다.

두 줄 씩 넣은 도시락을 다 먹었다.

어젯밤에 한 것인데 상하지도 않고 아주 맛있다.

점심을 다 먹고 부른 배를 어루만질 때 쯤 사람들이 하나둘, 떼를 지어 올라온다.

웅성웅성 정복자들의 감출 수 없는 소리들이 마구마구 터져 나온다.

천왕봉을 뒤로 하고 중산리로 내린다.

중산리 쪽은 가파르다. 

 

아마 천왕봉을 최단 시간에 오를 수 있는 코스가 아닌가 싶다.

무척 가팔라서 오를 때나 내릴 때 아주 힘들다

물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아 팍팍하기만 하다.

거의 다 내려와서야 물과 만날 수 있다.

재미없는 코스 중 하나다.

빠르기를 제외한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다 내려와서 매점에서 맥주 한 캔의 시원함이란....

 

교통편이 좀 안좋다. 왜 거기까지 버스가 오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국립공원 보호라는 명분이야 있겠지만...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으면 차를 태워주고, 아니면 택시를 타야 한다.

택시비도 최소 만 원 정도는 든다.

그나마도 잘 오지 않는다.

그러니 사람들은 기다리며 모여 앉아 음식을 시켜 먹게 되고..(나홀로산행은 거의 없으니까)

결국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옆에서 누군가가 '이거 짜고 치는 고스톱이잖아'하고 불평을 늘어놓지만

그를 포함한 무리도 결국 식당 평상에 배낭을 내려 놓는다.

 

돈도 돈이지만 잘 닦여진 포도 위를  10분 정도만 걸어 내려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물론 버스가 서울 시내처럼 자주 오는 것은 아니지만 좀 기다리면 어떠랴.

구불구불 휘어진 길을 걷는 재미까지 있어 더 좋은데...

휘파람 불며 내리니 금새 버스 정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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