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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계 사람들 한국 합창의 진로 탐색하다.

moonbeam 2015. 12. 1. 19:56



지휘자 권한 축소는 결국 합창단 위기 부른다

[웰빙코리아뉴스] 이항범 기자 = 지난 23일 오전 8시 강남의 프리마호텔에서 합창계 사람들이 조찬을 하며 한국합창의 진로를 탐색하는 진지한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성장세에 있는 한국합창이 한 단계 더 도약을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모색하며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합창 인력의 일자리창출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하고 합창의 기술력 못지않게 시대 변화에 적응하는 합창정책이 필요하다” 며 “무엇보다 창작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과 명곡 레퍼토리의 공유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모았다.
 
지난 23일 오전 8시 강남의 프리마호텔에서 합창계 사람들이 조찬을 하며 한국합창의 진로를 탐색하는 진지한 자리를 가졌다

이날 합창계 사람들이 나누었던 다양한 의견들을 적어본다
 
탁계석(평론가): 그간 제 개인적으론 오랫동안 오페라와 문화정책에 시간이 뺐겨 합창에 큰 관심을 두지 못했지만, 그래서 우리 합창의 밝은 전망을 위해 오늘의 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중앙아트가 ‘콰이어 앤 오르간’ 잡지를 적자를 감수하며 내는 것과 오늘의 합창계가 한 차원 높은 비약적 성장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개전투가 아닌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란 인식에서 현장 지휘자들의 高見(고견)을 청취하고자 합니다.
 
김명엽(서울시립): 사실 합창은 직업합창단이 없었을 때인 60년대 합창이 더 뜨거웠죠. 그리고 합창은 독자성 보다는 어느 파트에라도 함께 연동되는 것이 더 중요하죠. 오케스트라나 오페라에 합창이 함께 하면 효과가 크니까요.
 
대중 가수가 오면 합창에 관객이 온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죠. 그렇다고 매년 메시아나 늘 반복을 하면 합창이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좋은 레퍼토리를 발굴해야 하고 그건 많은 예산들인 창작을 일회성하고 끝내는 것부터 고쳐야 합니다.
 
작품에 대한 지휘자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내가 만든 것 아니니 나 몰라라 한다면 작품의 공유는 어렵죠, 상관없이 좋은 작품을 레퍼토리로 뿌리내리게 해야 우리 합창의 미래가 있지 않겠어요.
 
서울시립이 ‘한강 칸타타(임준희 작곡)’를 내년 3월 올리는데 좋은 작품이니 한강 유역의 합창단부터 함께 공연을 했으면 합니다.
 
탁계석: 방송의 PD 시스템은 나가수à불후의 명곡à복면가왕 등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죽어가던 가요를 완전한 상품으로 부활시켰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 합창도 5천원 1만원, 초대권 뿌리기의 低價(저가) 상품 이미지를 벗어나 관객이 티켓 사고 싶은 구매력을 만들어야 진정한 프로합창단이 아닐까 합니다.
 
합창 상품화에 나서야하고 정책 있어야 비전있어
 
이병직(아리랑코러스): 저도 15년 직업합창단하면서도 늘 고심했던 부분입니다. 밖에서 보니 월급 받는 프로합창단이 정체성을 찾아야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것을 알았어요. 합창은 매스컴에서 다뤄지지 않습니다.
 
또 이런 게 공무원 시스템하에서 쉽지 않거든요. 상품화를 위해선 서양 레퍼토리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창작이 필요하고 , 무엇보다 합창에 정책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기능이 빠져 있으니 한국합창이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박신화(안산시립): 지휘자가 합창단을 성장시키기 위해선 당연히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단원의 실력 체크가 분명히 필요합니다. 다행히 제가 20년 째 합창단을 맡고 있으면서 공무원과의 관계도 중요한 것을 잘 압니다. 한국합창총연합회가 기능적으로 잘 돌아가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을 끊임 없이 개발하려고 합니다.
 
민인기(울산시립): 우리 합창계가 너무 작게 분화되어 조직으로서의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한국합창총연합을 뛰어 넘는 큰 틀의 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성장할 것입니다. 스포츠에서 조직위처럼 말이죠. 우리 합창 저변이 넓어졌고 또 유학 갔다 온 지휘자도 너무 많으니까요.
 
강기성(천안시립): 저도 시민합창오디션을 해서 합창의 저변을 넓히고 있는데 지휘자 못지 않게 지도자 양성이 필요합니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합창을 개척하는 도전 정신 같은 게 많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주어지는 밥상만 기다리는 안이한 자세가 합창의 양적 포만감은 있지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지휘자 권한 살리는 조례 개정 작업도 필요
 
임한귀(광주시립): 합창이 살기 위해선 지휘자의 권한이 살아야 나야합니다. 2년 임기의 시립합창단 지휘자 자리는 오죽하면 ‘가자마자 레임덕’이란 말이 있어요. (웃음).
 
이에 비하면 단원은 60세 정년으로 가는 추세니 평생 단원, 임시직 지휘자 간에 리더십 상실로 인한 합창이 되겠느냐는 자조가 나오는 현실입니다. 알만하면 자리를 옮기는 비효율적 임기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노기환(순천시립): 순천은 시민들이 합창을 좋아하고 단원들도 안정된 분위기여서 합창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순천만 정원 박람회 등 관광객도 많이 오고 실내 공연장 보다 야외 합창의 요구가 많은 형편입니다. 지역 소재의 작품들을 많이 개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지훈(군산시립): 군산시립을 맡은지 얼마되진 않았지만 청중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전임자인 강기성 지휘자님께서 개발을 잘해 놓아 청중의 반응이 좋고 단원들도 친화력이 있지만 티켓 매표를 해야 하는 등의 앞으로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오늘 이런 기회를 통해 선배님들의 경험을 배우게 되니 좋습니다.
 
이수연(전, 국립합창부지휘): 미국에서는 대학에 들어가는 인센티브로 人性(인성)을 기르는 명문 대학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 봉사를 하거나 합창단에 들어가기도 하고 합창페스티벌 인턴으로 참가해 실무 경험을 배웁니다.
 
음악하는 사람들의 일자리 창출을 밖에 나와서 거론할 것이 아니라 이런 시스템에서부터의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뺏지를 달아주고 그 실적이 기록되어 나중에 대학에 제출하게 하거든요,
 
'한강 칸타타'가 내년 3월 3일 서울시합창단에 의해 세종문화화관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합창계 리더십 강화를 위한 모임 기회 자주 만들 터
 
안성복 (중앙아트사장): 그간 합창계에 사업을 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악보 출판도 하고 합창 공연 사업도 했지만 좀 더 가시화될 수 있는 대규모 사업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난번 8.15 때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대통령 모시고 KBS 주관으로 국민대합창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합창의 힘은 정치권도 움직일 것이고 또 그런 조직의 모임에 우리 합창계 분들이 얼굴을 내밀어서 소통도 해야 합창의 파이가 커지지 않겠습니까. 이를 위해 합창계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내년 한국합창총연합회 세미나가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있으니 이런 기회를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새로 부임한 안소망 편집장이 의욕있게 잡지를 잘 만들어 주실 것이고, 또 심현구 이사께서 본격적인 합창사업을 위해 중앙아트에서 분가를 하셨으니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한편, 이날 합창계 사람들의 조찬모임은 합창 발전을 위한 첫 출발의 모임으로 앞으로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한국합창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 유익한 자리였다.

이항범 기자/웰빙코리아뉴스(www.wbkn.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