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교회의 책임이다

moonbeam 2020. 8. 26. 12:05

교회의 책임이다. 인정하자.

교인들이 떠나 숫자가 줄어 들고 최근에는 코로나 확산에 큰 공로를 세우고…

이 모두 교회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것이다. 교회가 사회를 정화하고 사회의 빛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고 사회가 교회를 위해 기도?할 지경에 이른 지 오래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회내외의 부정과 잘못함에 대해 지극히 관대해왔다. 부정과 부패를 밝히고 고치기보다는 은혜와 포용이라는 명목으로 덮고 가리기에만 급급했다.

목사와 목사, 목사와 장로, 장로와 장로 사이의 이해가 얽힌 공고한 카르텔에 의해 자기들만의 교회를 유지했다.

잘못이 있으면 고쳐야 하는데 자꾸 덮어주다 보니 이제는 어떤 잘못도 스스로 정죄할 능력을 잃어버렸다. 정화작용을 상실한 지 오래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고 나만, 우리 교회만 아니면 되고 그저 환란 중에도 굴하지 말고 강한 믿음만 있으면 견딜 수 있다는 환상만 서로에게 심어 주고 있다.

교단은 물론 대형교회 목사들에게서 나오는 부정과 부패, 추문들은 일반 사회인들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교단에서도 제대로 치리하지 못하고 좌고우면하다가 유야무야 되는 일은 일반인들에게도 이미 익숙한 일이 되었으니…

대형교회의 목사들이 벌이고 있는 행태에 대해, 또는 전빤쓰에 대해 진실하게 고백하고 잘못됨을 설파하고 회개와 용서를 구한 목사들이 과연 얼마나 있었던가. 매주일 설교 아니 매일 새벽기도 강단에서 진실을 이야기 하고 그런 것에 현혹되자 말자고 자신있게 말한 목사들이 과연 얼마나 있었던가.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그런 문제를 건드리면 교인들로부터 또는 같은 목사나 장로들로부터 받을 눈총?이 두려워 입만 다물고 혼자 기도만 했다고? 에이 비겁하다.

한국교회는 문제를 덮는데에는 모든 매뉴얼이 철저하게 구비되어 있다. 은혜와 감사, 포용과 기다림, 사랑과 믿음으로 기도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환상적인 멘트다. 문제점을 파헤치고 해결하려 하면 그 목사와 장로의 공고한 카르텔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게 두려운 거다. 모든 것은 성경 말씀을 인용해 은혜로 포장해서 덮으면 된다. 참 쉽죠 잉.

아마도 신학교에서는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고 조용히 교회를· 이끌어 가는 목사들만 교육시키는 무사안일이라는 교과과정이 있는가 보다. 문제가 생기면 적당한 성경 구절을 찾아 갖다 붙이고 믿음으로 기도하라고 하는…

이제 정말 한국교회가 회개하고 용서를 구할 때이다. 교단과 총회가 자기 직업군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회를 위해, 교회를 위해 빛이 될 수 있는 제대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더 이상 교회가 사회의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 본질로 돌아가서 진정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

요즘처럼 힘든 상황에서 작은 미자립교회를 위해서도 많은 대책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개교회에서 상급 모임인 시찰회, 노회, 총회로 보내는 상회비를 자기들만의 회의비(회식비, 거마비) 또는 회원들의 수련회비 등으로 사용하지 말고 각 교단 차원에서 미자립교회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며 교단을 떠나 같은 지역에 있는 타교단 교회끼리도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얼마나 할 것이 많은가. 작은 교회가 영상예배를 못 드린다고 하면 예산과 기기를 지원하고 이웃 교회에서도 기술적인 면도 지원하고…이렇게 좀 할 수 없을까.

교회야, 목사 장로들아…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 좀 해라. 뱀을 뱀이라 하고 사탄을 사탄이라고 해야지 아무 말도 안 하고 넘어가거나 뱀의 간교함도 사탄의 달콤함도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느니 하는 말은 좀 하지 말자. 제발 좀 정신을 차려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고 변화해라. 바로 지금 해야 한다. 지금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구렁텅이로 빠질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

교회야, 목사 장로들아…매일매일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수많은 교인들을 좀 생각해주라. 믿음으로 가는 천국의 환상만 보여주려 하지 말고 교인들이 딛고 서 있는 이 땅에서 ‘나는 기독교인이다’ 자랑스럽게 고개 들고 살 수 있게 좀 해주라.

(오상일 작 Bird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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