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교회 종소리

moonbeam 2020. 7. 20. 17:31

요즘 온라인 예배를 드리다 보니 수십 년 동안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난다.
그중 한 가지. 그동안 듣지 못했던 11시 예배 차임벨 소리. 이웃에 있는 동안교회에서는 매주일 11시 정각에 차임벨 종소리를 울린다. 참 정겹다. 아주 옛날엔 모든 교회에서 뎅그렁 뎅그렁 하는 종소리로 새벽기도 와 예배 시간을 알려 주었다. 그후 차임벨로 바뀌고 소음이라는 이유로 모두 사라졌다.
목사님의 고집인가? 동안교회 김해수 목사님은 청년시절 함께 지내기도 해서 재작년엔 찾아가 만나기도 했는데…참 고집스러운 면도 있다고 느꼈다.
매주 종을 치고 주일 찬양 예배는 항상 옛날과 같이 저녁 7시에 드린다. 요즘 저녁에 예배드리는 교회는 거의 없지…은퇴 후에야 어떻게 바뀔지 몰라도 자기가 있는 동안만은 절대 바꾸지 않을 거라고 강조했지. 그런 고집스러움이 신도시 초기부터 자리를 지켜 크게 성장한 밑거름이 된 건 아닐까.ㅎㅎㅎ

각설하고…주일날 아침에 듣는 소리는 옛날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내가 어릴 적부터 자란 북아현교회에도 큰 종탑이 있었다.
돌아가신 김한식 사찰집사님(요즘은 관리집사)이 예배 때마다 종을 치셨고 일찍 간 우리들은 참 재미스러움을 느끼며 바라보기도 하고…좀 커서는 집사님이 종 줄을 주며 ‘너도 한 번 쳐 봐라’하시면 신이 나서 치다가 나중에는 괜히 어떤 엄숙함도 느끼게 되었지…
모든 宗敎는 鐘敎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듯 종소리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비록 녹음으로 나오는 것이지만 종소리는 기억 저편에 있는 그 무엇을 되살아 나오게 하는 힘이 있다.
지금은 새로 짓는다고 다 허물었지만 붉은 벽돌 지고 날라 내힘으로 지었다는 자부심과 기억이 생생한 교회 건물…비는 그치고 날은 잔뜩 찌푸려 바람이 부는데 옛날 어릴 적 북아현교회 친구들이 생각나네…
(행주성당 종탑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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