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을 다듬는다.
울퉁불퉁 흙이 잔뜩 묻어 있는 껍질을 벗기고
하얀 속살을 자근자근 밟는다.
너무 세게 찧으면 속살이 뭉개지고 살살 하면 제대로 펴지지 않으니
적당히 조심스럽게 두드려서 부드럽게 펴야 한다.
더덕 하나 다듬는데도 힘의 강약을 잘 안배해야 하는데
삶을 다듬는데는 얼마나 많은 강약과 완급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할까.
세상에 어느것 하나 쉬운 일은 없다.
오늘 하루도
얇은 얼음 위를 밟듯 조심스레 삶의 길을 걸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