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724

매 미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묵묵히 기다려羽化登仙해서 기껏 일주일...한평생 울기만 하다가 이제 떠날 때가 되었네.곳곳에 떨어진 신선의 주검.가야할 때를 알고 받아들이는 아름다운 뒷모습.매미를 칭찬하고 싶다.이미 중국 진나라 육운은 한선부(寒蟬賦)에서매미의 오덕(五德)인 문(文)ㆍ청(凊)ㆍ염(廉)ㆍ검(檢)ㆍ신(信)을 설파했다.頭上有緌則是文也 머리에 갓끈 무늬가 있으니 문인의 기상이 있다.含氣飮露則其淸也 천지의 기운을 품고 이슬을 마시니 청정함이 있다.黍稷不食則其廉也 곡식을 먹지 않으니 청렴함을 갖추고 있다.處不巢居則其儉也 거처로 둥지를 만들지 아니하니 검소함이 있다.應候守節則其信也 철에 맞추어 나타나고 사라지니 신의가 있다.다시 풀어 보면...1. 매미의 머리가 관의 끈이 늘어진 모습과 흡사해 ‘문인의 기품’이..

중얼중얼 2024.08.12

노자가 제시한 버려야 할 4가지

작년에 올린 글인데 페부기가 알려주네.여전히 변함없는 우리 현실.날씨도 작년 오늘 더웠던 모양인데오늘이 훨씬 더 더울껄껄껄~~~  노자가 제시한 버려야 할 네 가지驕氣, 多慾, 態色, 淫志.어떤 이가 출전이 도덕경이라고 해서 81구절을 다 찾아봤지만 도덕경에는 이런 단어들이 없다.각설하고...驕氣는 말 그대로 교만한 기색이다.자기가 제일이라는 생각이 그대로 나타난다.겸손함이 없고 완장을 찬 오만함만 보인다면 스스로가 유치하고 졸렬한 인간?이라는 것을 드러낼 뿐이다.나만이 옳다는 생각은 누구든지 가지면 안 된다. 특히 지도자 자리에 있는 者라면...나만 옳으니 무조건 직진하면서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감히 칼자루를 쥔 나에게 대드는 것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때려 잡는다.多慾. 원래 인간의 욕심..

중얼중얼 2024.08.12

걷기 운동

짬을 내서 이십여 일 만에 호수공원에 나갔다.매일 오전에 두시간 이상 걷는 일상인데 오랜만에 걸으니 한 시간 정도에서 힘듦을 느낀다.예전엔 1k를 10분이면 갔는데 이젠 11분이 넘고....힘듦과 느려진 속도가 체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한 달여 동안 거의 집안에서만 있어서 그렇다고 위안을 한다.집안에서라도 운동을 해야 하는데 워낙 게으른 천성에 의지박약이니ㅜㅜ마음도 편치 않으니 운동을 할 정신적인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의지를 일깨우고 게으름에서 벗어나 많은 움직임을 가져야겠다.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과연 실천할까?ㅎㅎㅎ#운동 #체력

중얼중얼 2024.08.12

청렴과 근검

爲政之要 公與淸(정치의 요체는 공정과 청렴이요)成家之道 儉與勤 (가문을 이루려면 근검해야 한다.)공정과 청렴이란 낱말의 원뜻은 이미 사라졌으니 우리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어가 되었다.공정이란 자기 맘대로 잣대를 바꾸어 나한테는 유리하게 적용하고 남한테는 법과 원칙을 내세워 엄정하게 징벌하는 것이고...청렴이란 남이 똥을 묻힐 때 나는 쪼끔, 아주 쪼끔 묻히는 것이니 항상 비교 우위에만 서면 되는 것이다.두 단어 모두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이 너무나 당연한 시대.자기합리화와 책임회피 자기정당화에 도가 튼 얼굴에 철판 깐 놈들이 하는 것이 바로 정치다.권력을 이용하고 이권을 노릴 자리에 있을 때 남보다 덜 해먹으면 바보가 아닌가.나의 지위를 이용해 개인적 욕심을 채우는 것은 공직자의 당연한 권리가 되었다...

중얼중얼 2024.07.30

회고록

외사촌누이가 왔다.어머니가 누워 계신지도 모르고 그냥 인사차 들렀다가 많이 놀란다.어머님은 주무시기만 하니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정이 많고 자상해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 어머니와 나를 끔찍이도 챙겨주던 누이.책 한 권을 슬며시 내민다.70대 후반의 나이에 자기가 살아온 궤적을 되짚어 보며 쓴 회고록.420여 쪽이나 되는분량...그 열정이 참 대단하다....다 읽진 않았지만 가족들의 심부름꾼으로 살아온 삶의 여정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네.많은 사람들이 부러움을 느낄만한 삶이 보인다.물론 여기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누구에게나 삶의 고통은 있게 마련이고 당사자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의 깊이는 제삼자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위공직자의 아내로, 세 아이의 어머니로, 동생들을 보..

중얼중얼 2024.07.30

작은 침대

작은 침대. 어머니 옆에 가만히 누워 본다.뱃속에서처럼 잔뜩 웅크린다.좁지만 편안하다.살며시 뼈만 남아 깡마른 손을 잡는다.‘왔나’ 살짝 스쳐가는 힘으로 내 손을 잡으신다.이내 눈을 감고 혼잣말로 중얼거림‘아이고…내가 와 이라노…느그들 애만 멕이고…내 평생 요레 누버 살지 안았는데…아이고 미안타…고생한다’‘개안아요, 개안아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다 그래...엄마 나이가 몇인데...아흔하고도 여덟이다. 백살까지 살아야지...’되지도 않는 말을 위로랍시고 내뱉는다.더운 여름인데 춥다고 이불을 끄잡아 덮으신다.어릴 적 어린애로 돌아간다.이불을 살짝 젖히고 말라붙은 가슴에 손을 얹어본다.아들이라도 남새스러운지 이불을 당겨 덮는다.‘야가 와 이라노…’‘애비 어릴 때 젖 뗀다고 아까징끼도 발랐다. 하~~~’‘아~~..

중얼중얼 2024.07.30

여행 취소 (20240618)

어제 어머님이 화장실에서 나오시다가 넘어지셨다.마침 내가 거실에 있어서 바로 일으켜서 안고 방으로 모셨다.‘아야 아야’만 연발하시고 움직이질 못하시네.가슴과 오른쪽 팔 부위는 약간만 건드려도 아프다 하시며 운신을 못하시니...병원에 모시고 갈 수도 없는 상황...속수무책. 정신무인지경이다.2,3년 전만 해도 마음껏 다니셨고 작년 겨울 이후 바깥 외출은 못하셨지만 집안에서 혼자 생활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는데...하긴 연세가 아흔여덟이니 기력이 옛날 같진 않지만 갑작스런 사고?라 당황스럽다.아침에 광주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다.잔뜩 기대를 하고 계실 터인데...죄송하고 또 죄송하다.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지...찬찬히 말씀 드리고 이해를 구했다.실망하시는 표정이 눈에 선하다.ㅜㅜ오랜만에 광주에 가려던 계획은 사라..

중얼중얼 2024.07.30

졸지 여행 (20240616)

은퇴해서 광주에 내려가 사시는 목사님이 전화를 하셨다.가끔 전화를 하셔서는 한참 말씀을 하신다. 나는 맞장구 치면서 들어주면 된다.한 이삼십 분 가겠구나 했는데 이번엔 다짜고짜 광주에 다녀가라신다.당신이 올라오기엔 낯설기도 하고 체력도 달려서 망설여지신단다.아예 날짜까지 못박아 기차표까지 끊어 보내시고는 내려오라신다.ㅎㅎㅎ2박 3일을 고집하시는데 내 일정이 안돼서 사정사정해서 1박 2일로.70년대 중반...고등부 교육전도사가 새로 오셨다. 나는 그때 고등부 교사 총무.일반적으로 교육전도사는 장신대 학부나 신대원 학생으로 젊은 친구들이 대부분인데...이분은 30대 중반을 훨씬 넘긴 노총각. 의례적이지 않아 잠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일반적인 교육전도사와는 사뭇 다른 좀 특이한 느낌이었다.야간 고등학교에서 ..

중얼중얼 2024.07.30

양동마을

98세 오마니를 모셔야 해서 우리 부부가 함께 집을 비우기는 어렵다.주중에 마누라님의 허락을 받고 미안하지만 2박 3일 여행을 혼자 다녀왔다.경주 양동마을. 오랜만에 갔다.조용하고 아늑한 마을.지금은 거의 돌아가셨지만 우리 윗대 어른들의 자존심을 넘어선 자만심이 가득찬 마을.아직도 박정희를 나랏님으로 생각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마을ㅜㅜ.UNESCO 세계문화유산이 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드나드는 마을.그래도 하회마을보다는 상업성이 스며들지 않아 좋다.서울에서부터 함께 한 칭구와 영천에서 온 한 칭구, 대구에서 온 두 친구...또 현지에 있는 종제와 일가 동생....모두들 오랜만에 만나 반갑고 즐거웠네...불교문화재의 보고라는 금오산도 올라보고...전통적이고 기품있는 선비의 마을에서오랜 냄새가 나는 대청마루에..

중얼중얼 2024.06.10

우중 감성 (20240608)

비님이 주룩주룩 오시니 느릿느릿 우중 운전이나 해볼까 했는데...아뿔싸...마누라님이 차를 가지고 친구들 모임 가셨네...ㅜㅜ오마니 점심 차려 드리고 혼자 우두커니...마구마구 올라오는 이 우중감성을 우찌하나 하던 차에,아...50대 중반 소녀가 가져온 순천 흑마늘 막걸리 하나가 생각난다.참 머리 좋은 나.ㅋㅋㅋ바로 이거다...잔소리할 마누라도 없고...때는 요때다...빈대떡은 없지만 이것저것 다 끄집어 내서 한 상 그득히 차린다.온갖 식물 반찬에 오징어젓을 상추에 올려 먹으니 여그가 바로 천국일세ㅎㅎㅎ우와~~~맛나네...요거 한두어 잔 하믄 졸릴 것이 분명한데...아무렴 어떠냐...빗소리 들으며 낮잠이나 즐겨보지 뭐ㅎㅎㅎ이거이 행복이 아니믄 뭐가 행복일껴ㅎㅎㅎ#우중감성 #막걸리 #낮잠

중얼중얼 202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