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11

생 일

생 일 다 똑같이 해뜨고 달지는 날인데 어느 날은 새해 첫날이 되고, 어느 날은 마지막 날이 되고, 어떤 날은 울음으로 태어난 날이 되고, 어떤 날은 웃음으로 하늘로 돌아가는 날이 된다. 한 숟갈 한 숟갈 떠먹다 보니 그릇에 남은 밥은 갈수록 줄고 어깨는 등짐을 하나 보탠 것처럼 무거워 더 수그러진다. 아흔여섯 어머니와 일흔이 코앞인 나를 다시금 이어주는 날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의 끈 앞에서 누구나 그렇듯 아무것도 이룬 것 없어 마음만 헛헛하다.

미메시스 2022.02.10

눈물 젖은 저녁

그대는 눈물 젖은 빵을 먹는 기분을 아는가. 마누라님이 무슨 가루를 사오라고 시켜서 마트에 가서 죽 진열한 것 중에 아무거나 하나 뽑아 왔더니 왜 튀김가루를 가져 왔냐고 한다. 슬리퍼 직직 끌고 다시 가서 부침가루로 바꿔 왔더니 이번엔 왜 작은 걸 가져 왔냐고 야단을 친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래도 눈탱이 밤탱이 안 된 게 다행이다...ㅜㅜ 마누라님이 한참을 지지고 볶고 하더니 요렇게 생긴 전병을 저녁으로 내놓네... 좌우지간 속에 들어간 것들이 다양하니 맛은 있어... 괴기와 버섯, 각종 야채와 무순에 맛살까지 온갖것 다 넣었네 눈치 보며 먹으면 소화가 안 된다는데... 조금씩 먹다 보니 긴장이 풀려 실실 웃으며 큰소리를... '어~~~거 참 맛있네~~~맛있어~~~' 이 음식이 나오는데 어떤 상황이..

중얼중얼 2021.03.14

우리 어머니와 친구 할머니들의 삶

2003년 9월 16일. 조선일보 기사 중에서우리의 삶의 어떤 모델이 아닐까???우리 어머님께서 제일 좋아하시는 찬송가....내 영혼이 은총입어.사진 맨 오른쪽이 우리 엄마(이상명 할머니).... 벗들과 요리·수다…노년이 너무 즐거워서울 창동 '이우당'의 여섯 할머니 한현우기자입력 2003.09.15. 17:11 사진 맨 오른쪽이 우리 어머니   오늘도 서울 창동 상아아파트 3동 102호에 웃음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70~80대 할머니 여섯이 모여 사는 이 아파트는 ‘어떻게 늙을 것인가’란 물음에 해답 하나를 던져주는 ‘공동체 사랑방’이다.이순득(81)·유경자(80)·이상명(76)·권용규(75)·이명화(75)·안효구(74) 할머니는 모두 경북 경주·안동·영천 등지의 고향 친구들로, 지난 1969년부터 만..

중얼중얼 2010.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