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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은 기부, 시신은 기증, 어른 대접은 사양합니다” 할머니의 인생수업

70세 유튜버 ‘밀라논나' 장명숙./사진=고운호 기자 성경은 지난 2천년간 ‘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 ‘이웃을 네 목숨처럼 사랑하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더 삐딱해지고 세상은 더 나빠지는 것처럼 보였다. 날이 갈수록 예수는 멀고 원수는 가까워졌다. 사람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닫아줄 좋은 어른을 갈구했다. 코로나와 내전으로 한층 풀죽은 지구공동체의 모퉁이에, 어느날 산전수전 다 겪고도 찌들지 않은 상큼한 할머니가 나타났다. 작전명 ‘밀라논나(밀라노 할머니라는 뜻)’. ‘차오, 아미치(안녕, 친구들)’라는 인삿말로 동서양과 세대의 경계를 경쾌하게 허물어뜨린 이 유니크한 노인 앞으로 젊은이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었다. 유튜브 세상에 벼락처럼 떨어진 축복, 밀라논나(구독자 88만명). 말로 주장하지 ..

우산

전부 다 똑같다면 세상 살 맛이 나겠는가. 모두 다 똑같은 사람도 없고... 성적 순으로 한 줄로 세워서 모든 걸 판단 한다면 분명히 잘못된 사회다. 다양성, 다름을 인정하자. 나만의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자. 한 놈의 입에서 나온 말이 진리가 되고 모두가 그 말에 따른다면 그것 또한 분명히 잘못된 사회다. 그러니까 개 돼지로 불릴 수 밖에 없고... 모두가 한 입만을 바라보고 그 입에서 나온 소리에 맞춰 간다면 그 모두는 진짜 개 돼지만도 못한 바퀴벌레나 지렁이 같은 존재일 뿐이다...

중얼중얼 2021.08.31

버섯

현대는 자기꾸밈의 시대이다. 자기 PR, 자기표현의 시대에 자기만족이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멋지게 꾸미고 더 나아지려는 노력은 절대 잘못이 아니다. 스스로의 장점을 찾아 드러내고 더 잘 꾸며서 남에게 자랑하는 일은 오히려 권장해야 될 일이다. 이미지메이킹도 하고 화법도 배워 말투나 태도도 고치고...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본질은 감추고 겉모습만 치장하고 꾸며서 잘 보이려 한다는 것이다. 羊頭狗肉 겉으로는 번듯하고 그럴싸하게 허세를 부리지만 속은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다는 뜻. 아무리 화장, 분장을 하고 치장을 해도 어미 뱃속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는 한 속을 바꾸지는 못한다. 아니 어미 뱃속에 들어갔다 나온다 해도 그 텅 빈 머리가 채워질까. 돌멩이가 금이 된다..

중얼중얼 2021.08.30

버섯

우후죽순이라더니 우후버섯이다. 비가 한 줄금 오고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이즈음 숲속에선 버섯들의 생명잔치가 벌어진다. 깊고 높은 산에는 더욱 다양한 것들이 피어오르지만 작은 뒷동산에도 제법 자태를 자랑하며 부드러운 흙은 밀고 올라온다. 생김도 색깔도 다 달라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생크림을 얹은 놈이 있는가 하면 곰보빵처럼 생긴 놈도 있다. 꼭 먹어야 제맛인가. 그저 보고만 즐겨도 좋다. 요즘 버섯들은 애들 말로 안구정화를 해주는 놀라운 친구들이다.

중얼중얼 2021.08.30

"중세보다 더 타락한 한국교회, 개벽되고 세상과 소통해야죠"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신간 ‘내가 꿈꾸는 교회’를 낸 서울기독대 해직교수 손원영 교수. 서울기독대 해직교수인 손원영 교수가 란 제목의 새 책을 냈다. 이 책에서 손 교수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성찰하고 책 제목 처럼 자신이 꿈꾸는 교회상을 풀어 낸다.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적어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걸었던 것처럼, 저 역시 한국교회의 새로운 방향으로 100개를 적어 SNS에 올리고 2년 반 동안 매주 하나씩 성찰하며 그 의미를 해설했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눈에 띠는 건 '개벽교회론 서설'이라는 이 책의 부제다. 특히 '개벽교회'란 표현에 주목해보자. 손 교수는 여기에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교회는 개혁되어야 하되,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

가시떨기(펌) 2021.08.30

"더 힘든 사람 돕고파"…피자 아저씨와 부녀 뒷얘기

어려운 형편 속에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딸의 생일날 피자가게 사장님으로부터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다는 소식 전해드렸지요. 그 뒤로 후원도 이어졌는데, 아빠와 7살 딸은 도움이 더 절실한 사람들에게 그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며 또 한 번 온기를 나눴습니다. 신정은 기자입니다. 아빠 김수한 씨는 피자를 선물한 사장님의 고마운 마음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제보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김 씨 부녀를 돕고 싶다는 연락이 쏟아지자 무척 당황했습니다. 오늘(23일)은 다시 부녀를 만나러 갑니다. 사실 아버님은 물품 후원을 사양을 하셨는데, 회사를 통해서 들어온 몇몇 후원 물품들이 있어서 일단 여기까지 저희가 조금 전달해 드리려고 가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아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로 크길 바라요.] 김..

말구유교회 20130824

가끔 말구유같은 교회를 꿈꾼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을 따른다면 마땅히 그래야 할 것 같다. 예수님을 닮으려면 교회가 더 낮아져야 한다. 으리으리한 건물과 하늘에 닿을 듯한 뾰족한 첨탑(그 것도 두 개 씩이나)은 껍데기일 뿐이다. 그것은 자기과시요, 유혹이요, 위장이요, 눈속임일 뿐이다. 더 낮아진 교회, 더 겸손한 교회가 필요하다. 교회가 낮아지려면 목사와 장로들이 먼저 낮아져야 한다. 신성을 전하며 신도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낮추고 먼저 발을 씻겨 주어야 한다. 가식으로 우아한 미소를 짓지 말고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웃음으로 마주쳐야 할 것이다. 스스로 못박힌 예수의 손을 만져야 하며 온몸에서 희생과 사랑의 피가 뿜어내져야 한다. 헌금을 많이 드려서 ..

鳳腹寺

가끔 잘 알려지지 않은 절집을 돌아보는 즐거움… 鳳腹寺.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647년에 창건한 천 년이 넘은 오랜 절이다. 하지만 고색창연은 아니다. 여러 번 소실, 중건하여 천년고찰의 옛모습은 없다. 그냥 이름만 듣고 처음에 왔을 땐 奉福寺려니 생각하고 그런 줄 알고 있었다, 鳳腹寺. 봉황의 배. 절 이름에 鳳자는 쓰겠지만 腹자는 별로 쓰지 않는 것 같은데... 왜 배 복자를 썼을까. 아무도 없는 절 마당을 어슬렁거리는데 마침 스님이 나와서 물어보니 원래는 奉福寺였는데 鳳腹寺로 바뀌었다고 한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설악산 鳳頂庵이 머리, 여주의 신륵사가 꼬리, 그 가운데 든든한 배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 한다. 하긴 신륵사가 鳳尾山 아래에 있으니 그 이름이 가능한 일이긴 하다. 각설하고... 옛날..

우왕좌왕 2021.08.24